▲경주 출마 후보의 지지율 추이변화
더피플
4·29 재보선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여러 환담 끝에 기자들이 재보선 전망을 물었다. 홍 원내대표는 경주에서의 1승만큼은 자신했다.
"(5곳 중에서) 경주는 이긴다고 본다. 현장에 가보니까 '미워도 다시 한번'이더라. 밑바닥이 민심이 그렇더라. 지난번과는 다를 거다.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율이 60%다. (투표장에는) 정종복보다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홍 원내대표가 말한 '지난번 선거'는 이른바 '친박연대' 소속의 김일윤 후보가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를 누른 18대 총선을 가리킨다. 당시 모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정종복 후보는 김일윤 후보를 14.6%p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개표 결과, 이같은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출구조사에서 뒤진 것으로 조사된 김 후보가 오히려 정 후보를 5.2%p 차로 이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의 장담과 달리, 이번에도 경주 표심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일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이번에 재도전한 정종복 후보가 '친박 무소속'을 표방한 정수성 후보를 최대 15%p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더피플의 4차조사(27일)에서도 7~8%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4차 조사의 지지율 변화추세를 보면, 1차 조사(13일) 때 8%p 가량 앞섰던 정수성 후보가 2차 조사(17일) 이후부터 정종복 후보한테 역전되더니 3, 4차 조사로 갈수록 그 격차가 벌어졌다. 문제는 주말 박근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을 계기로 '박풍'(박근혜 바람)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였다.
장 대표는 4차 조사가 진행 중인 지난 27일 "전주에서 김대중 변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면 경주에서도 박근혜 변수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추세가 다시 정수성 쪽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결과는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여론조사 상으로 박풍은 미풍이었다. 장 대표는 29일 오전 "경주도 (부평을처럼) 숨은 표가 있지만 조사상으로 한나라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조사수치를 믿는 수밖에 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경주 민심은 박근혜의 '침묵 모드'만큼이나 그 깊은 속내를 숨기고 있었다. 먼저 투표율부터가 수상(?)했다. 평일인데도 경주 지역 최종 투표율(53.8%)은 '이상과열'이라고 할 만큼 높았다. 지난 5년간 국회의원 재보선 최고 기록이고, 18대 총선(51.9%)보다 더 높았다. 투표함을 여니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수성(45.9%)이 정종복(36.5%)을 9.4%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린 것이다.
결국 이번 재선거의 승부처 3곳은 모두 단순 지지율이 아니라 적극적 지지자의 투표율이 승패를 갈랐다. 대중은 반대하러 투표장에 간다는 선거의 속설도 재확인되었다. 그들은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싫어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투표장에 갔다. 특히 경주가 그랬다. 집권여당이 지난 총선에서 심판을 받은 후보를 다시 공천한 경주는 그래서 '한나라당의 무덤'이자 '여론조사의 무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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