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승수 효과'에 한나라당 '앗 뜨거!'

[4·29재보선] 당 지도부, 오히려 부평을에 '올인'... 진보진영 '안도'

등록 2009.04.27 12:08수정 2009.04.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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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울산북구 선거판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진보진영이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간 이 지역 선거 여론조사에선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가 1위를 달렸으나 진보진영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엔 단일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분석돼 왔다.

 

진보진영은 막판 단일화 성공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노동자층의 표가 결집돼 승기를 잡으리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울산 '빨간불'... 박대동 캠프, 보수층 결집 시도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박대동(울산 북구) 후보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지역 의원들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박대동(울산 북구) 후보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지역 의원들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남소연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박대동(울산 북구) 후보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지역 의원들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은 비상이다. 선거 상황에 밝은 당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등 그간의 분석으로는 울산에서 진보진영의 단일화가 성공할 경우, 단일후보에게 몰리는 지지율이 50% 이상이었다"며 다소 비관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1~22일 울산MBC와 <경상일보>가 '울산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조 후보의 지지율은 37.2%로 박대동 후보(23.4%)에 13.8%포인트 앞섰다.

 

당 지도부는 오히려 인천 부평을에 막판 '다걸기'를 하는 낌새다. 박희태 대표는 27일 오전 울산에서 최고위원회의와 근로자 간담회를 연 뒤 오후엔 부평으로 날아간다. 선거 전날인 28일에도 내내 부평에 머물 계획이다. 여야 후보가 접전인 부평이 울산보다는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손발이 가장 바빠진 건 울산을 전담하고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이다. 울산의 당락은 곧 정 최고위원의 당내 장악력과 연결된다. 하루 12~14시간씩 선거운동에 쏟아붓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선거 전날엔 아예 하루 종일 표밭을 훑으며 울산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박대동 후보 캠프도 대책회의... 진보진영 단일화에 맞서 보수층 결집 호소

 

박대동 후보 캠프도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가 됐다는 발표가 나자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모색했다. 진보진영의 단일화에 맞서 보수진영 결집을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박 후보와 울산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모여 '좌파 종식 선포식'을 열 계획이다. 물밑으론 김수헌 후보(무소속) 쪽과 막판 연대 협상도 벌이고 있다.

 

박 후보 캠프의 김승준 대변인은 "그쪽도 내부적인 반발이 있을 것이니 후보를 단일화했다고 통계상 여론조사 지지율까지 합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수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협상을 계속 하고 있다"며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지켜봐달라.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진보진영 조직표 결집될 것... 적극 투표층서 조승수 지지율 높아"

 

 울산북구의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가 노회찬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울산북구의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가 노회찬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박석철
울산북구의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가 노회찬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 박석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조직표'가 결집된 '현장'에서 강하게 요구해왔던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것 자체가 재보선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후보단일화 과정이 지루하게 진행되면서 피로감이 쌓이긴 했지만 후보단일화를 향한 열망이 워낙 강해서 결과는 낙관적"이라며 "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막판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대변인도 "오늘 현대자동차 노조가 조승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현장의 여론이 엄청 좋다"며 "특히 조 후보 지지도가 적극 투표층에서 높았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신당측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재보선 투표일 3일 전에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져 상승효과가 반감됐고, 분당 때부터 쌓였던 정치적 감정이 후보단일화 과정까지 이어져 진보진영의 조직표를 모두 끌어모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즉 민주노동당 지지표가 이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일후보를 진보신당쪽에 내준 민주노동당의 일각에서는 "김창현 후보를 위해 뛰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조승수 후보를 위해 100% 역량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선거 결과 낙관적... 진보층 표 갈릴 일 없을 것"

 

하지만 정종권 부대표는 "민주노동당 일반 당원 등 지지자들은 대부분 '조승수 후보로 단일화되더라도 단일후보를 무조건 지지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민주노동당 지지표가 갈릴 일은 없다"고 지지표 분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조직이 갈라지면서 초래된 대중적 혼란은 '무조건 후보단일화해라'는 요구로 표출됐다"며 "그런 점에서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현장에서 잘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우 대변인은 "재보선에서 시너지 효과는 단순히 국민여론만 가지고 얘기해서는 안된다"며 "조승수 후보가 현장의 마음을 사로잡는 활동을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충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2009.04.27 12:08ⓒ 2009 OhmyNews
#재보선 #울산 #후보단일화 #조승수 #박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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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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