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땅 속에서 4년 숙성된 김치이구요. 오른쪽은 자연산 봄도다리 입니다.
이윤기
진전면 창포만에 있는 창포마산횟집은 오래 묵은 김치로 유명한 집입니다. 지난 주 목요일, 마산에서 고성동해면으로 가는 '동진교' 바로 못 미친 곳에 있는 '창포 마산횟집'에서 도다리회를 먹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단체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이른바 '회식'을 하러 갔습니다. 단체 살림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산 도다리회를 먹는 '호사'를 누리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몇 차례 행사를 치르면서 생긴 공동식사 비용을 모아서 3년 만에 '창포 마산횟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4년 묵은 김치와 도다리가 만날 때차를 타고 가면서 전화로 예약을 했더니, 도다리 값이 금다리더군요. 2인분에 5만 원, 3~4인이 먹을 수 있는 큰 접시 한 접시에 8만5천 원이라고 하더군요. 차 안에서 잠시 의논을 한 끝에, 오랜 만에 마음 먹고 나왔으니 비싸도 한 번 먹어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어휴 ~ 두 테이블이면 횟값만 17만 원, 술 값고 식사비를 합치면 20만 원이 훌쩍 넘을 것이 분명하였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눈 딱감고 먹어보자"는데, 모두 의견을 모았습니다.
계절에 따른 횟감을 이야기 할 때, 이른바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합니다. 봄에 도다리회가 가장 맛있을 때 라는거지요. 제철 음식은 값이 싸야 하는데, 지구온난화와 엘리뇨로 인한 수온 변화 때문에 도다리가 많이 잡히지 않아 값이 비싸졌다고 하더군요.
창포 마산횟집은 마산에서 통영으로가는 국도에서 고성 동해면으로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해서 가다가, 몇 년전에 생긴 동진교에 조금 못미쳐 오른 편에 있습니다. 동진교를 건너면, 이봉주 선수가 연습을 하던, 이봉주 마라톤 연습코스가 나오지요.
마산 - 통영 국도에서 동해면으로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하면, 왼편으로 아름다운 창포만이 펼쳐집니다. 길가 표지판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물론 표지판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바닷길을 바라보며 가다가 '표지판'을 발견하면 과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차를 천천히 몰고 가거나 혹은 걸어서 가면 더 아름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차들은 씽씽 달리고 아직 공사 중인 구간도 많으며 보행자도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걷기에 위험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바닷가에는 태풍 매미 이후에 인공 방제 언덕을 쌓아서 경관을 망쳐 놓았습니다. 특히 횟집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경관을 콘크리트 장벽이 가로 막아 흉물이 되어있습니다.
창포마산횟집 앞에는 콘크리트가 막혀 있지 않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경관도 좋은 편입니다. 다만, 아직 도로확장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금 어수선하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