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친구 천신일 의혹도 '물러난 권력'만큼 파헤칠까?

검찰 "출금 이후 각종 의혹 확인중"... 천신일 "베이징 올림픽에서 2000만원 받은 것뿐"

등록 2009.04.24 17:29수정 2009.04.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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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권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검찰이 MB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을 내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진행이 주목된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는 지난 4월 초 천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는 보도가 언론에 나기 전부터 천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을 은밀하게 수사해온 것으로 보인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4일 "(천 회장을 출금했다는) 보도가 나가기 전에 천 회장을 출금했다"며 "천 회장을 출국금지한 이후에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수사기획관은 '정확한 출금 시기'를 묻는 질문에 "보도되기 이전 적절한 시점에 했다"고만 답했다.

 

검찰이 그동안 천 회장의 출금 사실조차 확인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날 홍 수사기획관의 답변은 이례적이다. 이는 '노무현 쓰나미'의 다음 차례는 '천신일 쓰나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천신일 수사 부담스럽지만... "각종 의혹을 그냥 넘어가겠느냐?"

 

홍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혐의가 없는 사람을 출금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수사의 필요성에 의해 천 회장을 출금했으니 저희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에서 천 회장과 관련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저희가 그걸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느냐? 특히 정치권에서 특검법까지 제출했는데 말이다. 자기가 수사한 사건이 특검으로 넘어가면 검사는 피의자가 된다. 그런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의혹을 파헤칠 의지를 갖고 수사하고 있다."

 

홍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지자 "천 회장 말고 노건평씨 건은 안 물어보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천신일 의혹'에는 "수사중이라 얘기할 수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공식석상에서는 부인해왔지만 검찰이 진작부터 '천신일 의혹들'을 내사해온 정황이 4월 초 감지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지난 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출처는 밝힐 수 없지만 검찰이 내부적으로 천 회장을 조사하고 있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대검의 한 고위간부가 이 고위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공정하게 수사를 할테니 검찰 비판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관계자는 "편파수사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천신일 회장을 조사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된 '천신일 의혹'은 현재까지 ▲2007년 대선 당시 10억원 수수 의혹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당비 30억원 대납 의혹 ▲2008년 7월 '박연차 구명'을 위한 대책회의 참석 의혹 ▲200년 8월 5만 달러 수수 의혹 ▲2008년 9월 10억원 수수 의혹  등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거래된 돈은 이명박 후보의 경선자금이나 대선자금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지난해 7월을 전후해 천 회장에게 건네진 돈은 '박연차 구명을 위한 로비자금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천신일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단 1달러도 받은 사실이 없다"

 

하지만 천 회장은 2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세무조사를 무마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박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 돈 1달러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천 회장은 지난해 8월 올림픽이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박 회장을 만나 '격려금'을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천 회장은 "내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으로 작년 8월 올림픽 응원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부회장이던 박 회장이 우리 돈 2000만원 정도를 중국 위안화로 주면서 '이거 갖고 비용 쓰면서 금메달 따십시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협회 회장, 부회장 하는 일이 선수들이랑 응원단 금일봉 주고 밥 사주는 것"이라며 "안받을 이유가 없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시기에 박 회장이 천 회장에게 5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천 회장은 "2000만원 이외에 따로 받은 돈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천 회장은 '이명박 후보 당비 30억원 대납 의혹'과 관련 "내 계좌에 있던 46억원 중 30억원을 HK저축은행에 5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담보로 30억원을 빌려서 당비를 낸 것"이라며 "대신 이 대통령의 양재동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천 회장은 "2008년 4월 30일 정기예금 만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서초동 다른 건물을 담보로 제1금융권에서 30억원을 빌려서 HK저축은행에 갚았다"며 "나는 30억원과 함께 은행이자 5330만원을 고스란히 돌려받았다"고 당비 대납 의혹을 일축했다.

2009.04.24 17:29ⓒ 2009 OhmyNews
#박연차 리스트 #천신일 #대검 중수부 #홍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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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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