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7일 전주 완산갑에 출마한 태기표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소연
진보신당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22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북지역 노동자의 염경석 후보 지지선언에 앞서 가진 인사말을 통해 "정동영 후보를 향한 지지열기가 사실은 정당정치를 파괴하고 룰을 무너뜨리는 것에 전주시민들도 스스로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전북지역 노동자 234명이 덕진에 출마한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들 노동자들은 22일 오전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보수정치를 뒤집고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염경석 후보이다"며 "노동자 투쟁 현장에 늘 같이 해왔던 동지 염 후보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은 전북지역 노동자들의 자존심이다"고 지지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차도살인(借刀殺人)' 역공, 먹히려나?'정동영'이란 초 대마의 기세에 눌려 졸지에 곤마의 위기로 몰린 민주당에게 시급한 전략은 차도살인(借刀殺人). 적의 실체가 이미 밝혀졌는데도 동맹군의 태도가 모호할 때는 동맹군을 끌어들여 적을 무찔러야 이쪽의 힘을 아낄 수 있다는 계책이다.
그러나 이 계책마저 '정-신' 연합군에 선수를 빼앗기고 만 양상이다. 이미 상당수 아군들이 적의 동맹군이 됐다. 처량한 신세가 됐다. '원교근공', '화기치상'에 이어 '진화타겁지계'에 포위됐으니 난국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갈수록 미궁이다. 다행이 동맹군이 나서줬다.
지방의회 의원들이다. 유창희 전북도의회 의원이 총대를 멨다. 그는 "신건 후보는 자신이 출마한 선거에 투표권도 없고, 토론회 참석 의지도 없고, 정책공약도 없는 3무(無) 후보"라며 신 후보를 맹공하고 나섰다.
그는 22일 CBS 주최 후보자 토론회에 신건 후보가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 21일자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출마선언도 늦게 한 후보가 토론회까지 불참하는 것은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권자들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란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정책비전과 후보자 됨됨이를 검증받을 기회를 스스로 회피하는 신 후보는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에 따르면 신 후보는 선거인 명부 작성(4월10일) 후인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에서 전주 완산갑으로 전입신고를 해와 이번 완산갑 재선거에 투표권이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출마선언 이후 지금까지 '정동영-신건 무소속연대'로 정치공세를 퍼부으면서 전주발전에 대한 정책공약과 뚜렷한 계획을 발표한 바가 아직 없다"고 꼬집었다.
'한석봉과 어머니 채찍론' 새로운 아이콘 부상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더 있다. '한석봉 채찍론'이 흥미롭다. "어머니, 정동영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정동영 후보를 겨냥한 공격의 아이콘으로 '한석봉 어머니'를 거론하며 민주당과 진보신당이 맹공을 퍼붓고 나섰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22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가 내세운 '어머니'라는 표현을 한석봉 어머니에 비유해 날선 메스를 가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정 후보는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민주당 파괴행위를 자행하면서 당치도 않은 '정동영 죽이기'라는 억지 명분을 내세워 '어머니'를 외치고 있다"며 "하지만 민주당을 죽이는데 이해하고 품어줄 어머니는 전주에는 안 계시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전주시민들이 '한석봉의 어머니'가 돼 정 후보의 민주당 파괴행위에 대해 따끔한 채찍을 들어 꾸짖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이날 덕진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북지역 노동자들도 '지지노동자 선언문'을 통해 '한석봉 어머니 채찍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한석봉 어머니를 기억하십니까? 한석봉 어머니는 글쓰기가 힘들다고 포기하고 온 아들에게 따끔한 가르침으로 당대 최고의 서예가로 만들어 놓았다"며 "전주시민은 바로 이런 한석봉의 어머니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사려는 계책이 횡횡하고 있다. 또 적을 공격하며 설득하여 아군으로 유인하려는 계책도 난무하고 있다. "더 이상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력을 흐리게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정작 흐리게 하는 건 바로 그들 자신이다. 이것이 정치다.
그렇다고 정치참여를 포기해선 안 된다. 정치엔 신물이 난다며 투표를 포기한다고 해서 결과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면해지는 것이 아니다. 투표결과에 대한 책임과 고통은 누구나 함께 짊어지는 것이다. 투표에 참여하여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소중한 이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공유하기
소신도 체면도 없는 계책... 삼국지 따로 없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