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길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알림판. 담양 창평 삼지천마을에 서 있다.
이돈삼
며칠 전 삼지천 마을에서 소공원 조성 공사를 하던 한 업체가 이곳 돌담 30여m를 허물어버린 것. 사립문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다. 지난 2월 담양군과 계약을 맺은 이 업체는 1억 원을 들여 동상과 사립문을 설치하고 나무를 심는 등 주변 환경을 정비해 왔다.
게다가 이 일대는 문화재청에 의해 지표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 창평현원 복원을 위한 작업이었다. 마땅히 조사가 끝날 때까지 원형대로 보존해야 했다. 이와 관련 담양군은 공무원의 지시를 받고 철거가 이뤄졌는지, 공사업체의 착오였는지 자세한 철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담양군 관계자는 "철거된 부분은 돌담에 시멘트 기와가 올려져 있어 한옥 기와로 대체할 계획이었다"면서 "지표 발굴조사가 끝난 뒤 보수작업을 벌이려고 했는데, 업체와의 의사소통이 잘못돼 빚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라남도는 고증자료를 활용, 훼손된 돌담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키로 하고 18일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이 작업에는 전남도 문화재위원인 박강철 조선대 교수와 김희우 호남대 교수 그리고 전통 담 시공기술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남도는 또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행정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자체 감사를 하고,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도록 담양군에 지시했다. 담양군의 자체 감사 결과가 미흡할 경우 직접 감사에 들어가겠다는 게 전라남도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