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 학생 건강 '나 몰라라'

수십억 들어가는 공기청정기 사업에 원칙도 없어

등록 2009.04.17 18:20수정 2009.04.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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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학교교육여건개선지원' 사업이 선정 업체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본 계획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충청남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16일 '학교교육여건개선지원' 사업 예산 47억 3400만원을 교육위원회 본회의에 통과시켜 확정한 바 있으며, 현재 예산 편성을 위한 내부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학교교육여건개선지원 사업은 충남지역 내 초·중·고등학교 관리실과 교직원, 학생 화장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며, 제품을 교육청에서 일괄 구매하는 것이 아닌 각 학교별로 업체를 선정해 개별 구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제품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만나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 중에서 선정할 계획"이라며 "그 밖에 검증 시스템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는 믿을만하다"고 주장하면서 "환경 마크를 획득한 업체인지 제품이 적합한지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청 관계자에 의하면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는 30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고, 제품 가격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문제는 교육청 역시 걱정하고 있는 부분.

 

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이 확정된 이후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를 확인해 보니 상당히 많은 업체가 있더라"며 "가격역시 상당한 차이를 보여 과열경쟁이 될 것이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업체 간 과열경쟁이나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보고받은 바가 없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이야기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취재기자에게 "아직까지 예산 편성 부분에 대한 결제가 최종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며 "섣부르게 판단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12월 충남교육위원회 본회의에서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교육위원회 A위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검토를 해보지 않아 자세히 모르겠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집행부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답변했다.

 

학생들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 업체 선정에 있어서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으며, 향후 업체 간 과열경쟁으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교조 충남지부 김동근 사무처장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건강을 고려한 검증시스템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4.17 18:20ⓒ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충남교육청 #공기청정기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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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인 기자입니다. 신속, 정확, 공정의 원칙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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