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하 등을 요구하면 삭발식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
권우성
"매달 14일과 17일, 18일, 20일, 22일 다섯 번에 걸쳐 학자금 대출 이자금과 원리금 상환액이 제 통장에서 빠져 나갑니다. 첫 날에 맞춰 그 달에 빠져나갈 돈을 모두 입금해 두기도 하지만 간혹 돈이 부족한 경우 제 날짜를 맞추느라 숨이 턱에 차 오릅니다."
매달 납부해야 하는 이자나 원리금 상환액을 제 날짜에 채우지 못하면 큰 해를 당할 수도 있다. 연체자로 분류되어 상환독촉을 받는 것은 기본. 자칫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충남지역에 소재한 33개 대학의 학생들 가운데 지난해 아롱씨처럼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은 규모는 대출금액 2178억800만원, 대출 건수 5만4365건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원금 또는 이자가 1개월 이상 밀린 연체 건수는 866건으로 전체 대출 건수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연체 금액은 31억9600만원으로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현황과 비교했을 때 경기, 서울에 이어 충남지역은 연체금액 3번째로 많다.
"한달 이상 연체한 적은 없지만 며칠 밀린 적은 있어요. 독촉전화에, 문자메시지에 당연 신경이 곤두서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단 하루 지났을 뿐인데 금융기관에서 곧장 부모님한테 전화를 한 거예요. 저도 성인인데, 당사자한테 하지 않고 부모님한테 전화를 건 사실이 화가 났죠. 안 그래도 부모님은 늘 미안해 하며 안쓰러워 하시는데." 자조 섞인 평가 "그래도 전 행복해요" 졸업전 이미 수천만 원의 빚을 떠 안게 된 신아롱씨. 그래도 자신은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성적 제한 규정 탓에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은 꿈도 못꾸고 이자율이 훨씬 높은 사금융에서 대출을 받아야 한 학생들보다 그래도 제가 행복하지요."이자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지도 않았으니 아롱씨의 자조섞인 평가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후배들에게도 그는 학자금 대출 이용을 권할까.
"학자금 대출이 '독배'는 아니죠. 다만 확고한 자기목적이나 목표의식이 동반되지 않으면 학자금 대출은 정말 독이 될 수밖에 없어요. 왜, 대학을 다니고, 여기서 무엇을 해야 될지, 진지한 고민은 제쳐놓은 채 하나의 간판만을 얻기 위해 대출로 등록금을 충당하고 이자와 원금을 갚느라 시간을 보낸다면, 너무 큰 손실이 아닐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23호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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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5번, 날짜 맞추느라 숨이 턱에 차 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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