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남은 사람들의 나뉜 흔적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박종무
옥인동 시민아파트 세입자 권리찾기 주민모임 김혜옥(46)대표는 "2007년 10월에 이사를 왔는데 9월 10일 이전에 온 세입자들에게만 보상을 해주고 본인에게는 60만원의 이사비용만 지불해준다고 하였다. 또 기존 세입자들에게도 주거 이전비와 입주권 중 하나만을 택하도록 하고, 이후 민형사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포기각서까지 쓰게 했다"며 서울시의 부당함을 말했다.
세입자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하여 설명회 및 소송준비 등 제반업무를 지원해주고 있는 진보신당 종로구/중구 당원협의회 소속 고미숙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이라는 것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성장에 이바지한다고 호도하지만 사실은 개발업자의 이익만을 보장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은 방치되고 있다. 자신의 권리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약자를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상을 받은 세입자들은 이사를 가고 아직도 30여 가구가 옥인동 시민아파트에 살고 있다. 사람이 떠난 빈 자리를 메우려는 듯이 길고양이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닌다.
한가로이 아파트 현관 입구에 앉아있던 할머니는 예전에 사람이 살 때는 자동차가 길 양쪽에 주차하고 있어서 상당히 복잡했는데 이제는 거의 이사 가서 동네가 조용해졌다고 한다. 할머니도 다음 주에 이사가기로 했는데 이곳은 인왕산 아래여서 공기도 좋고 아파트지만 이웃도 있어서 좋았는데 어디로 이사를 가면 이만한 곳이 있겠냐며 아쉬움을 남기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