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산 약사사
이승철
"저 앞산이 개화산인데 저 산 낮아보여도 괜찮은 산이야, 절도 세 개나 있고 저 산자락에는 작은 금강산도 있거든."
"이 낮은 산에 작은 금강산이 있다고?"
"뭐 대단할 건 없고, 그냥 멋진 절벽이 하나 있는데 동네 사람들이 작은 금강산이라고 불러, 제법 멋있거든."
은근히 기대가 된다. 김포공항이나 강화, 김포를 오가는 길에 바라보이는 개화산은 나지막한 뒷동산이어서 그저 그런 모습이려니 했었다. 그런데 산 속에 작은 금강산이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산길에는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주로 아주머니들과 나이든 사람들이었지만 가끔씩 젊은 연인들과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말 오후 시간이어서 그럴 것이다. 도중 쉼터에서 잠깐 쉬었다가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어머머! 저 무덤 좀 봐요? 모양이 별난 모습이네, 어때요? 매우 특이하잖아요?"
함께 걷던 여성들이 호호호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가리킨 무덤은 정말 모양이 매우 특이한 모습이었다. 정상으로 가는 길가에 있는 무덤은 봉분이 두 개인 쌍분이었다. 그런데 그 두 개의 무덤 사이로 두둑한 둔덕을 길쭉하게 만들어 놓은 모습이 여간 특이한 모양이 아니었던 것이다. 웃음을 짓게 하는 죽은 사람의 무덤이라니, 그건 무덤의 주인공, 그의 몫이 아니었다. 바라보는 자의 삶의 자세와 시각의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