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너무 비가 오지 않아 메마른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갈아놓은 논밭에 씨를 뿌리고 논물을 대야하지만 흙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입니다. 그래도 작은 생명들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초여름처럼 더운 봄날,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초록빛으로 물들여갑니다. 큰사진보기 ▲들길에 쑥과 민들레가 자라났다.이장연 그런 날 아침을 드시고 들에 나간 아버지는 고추모를 심어둔 비닐하우스의 속비닐을 걷어내고 비닐창을 열어둔 뒤 논둑에 솟아난 풋푹한 쑥을 캐왔습니다. 변덕스런 봄날씨에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 어린 손자를 위해 "쑥떡이라도 해주라"며 캐온 쑥을 어머니께 건넸습니다. 큰사진보기 ▲아버지가 캐온 쑥이장연 큰사진보기 ▲봄하면 역시 쑥이다!!이장연 큰사진보기 ▲물에 잘 씻어놓은 쑥이장연 그 쑥에 붙은 검불을 떼어내고 다듬어 물에 깨끗이 씻어내 소쿠리에 담아낸 뒤, 너무 더운 날씨에 쌀벌레 걱정을 하시는 어머니는 우리집 쌀을 물에 불렸습니다. 아침상을 치운 뒤 오전 11시 쌀을 잘 씻어 2시간 가량 물 속에 담궈두었습니다. 불린 뽀얀 쌀은 오후 4시쯤 방앗간에 가서 쌀가루로 빻아왔습니다. 큰사진보기 ▲물에 불린 쌀이장연 새하얀 눈보다 더 고운 쌀가루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아침 쑥과 쌀가루가 모두 준비되자 어머니는 베란다에서 휴대용버너에 시루 대용 양재기와 물을 부은 솥을 올렸습니다. 그 뒤 냉장고에서 하룻밤을 보낸 쌀가루를 손으로 "사사삭" 비벼서는 뭉친 것들을 털어낸 뒤 쑥과 함께 버무렸습니다. 큰사진보기 ▲빻아온 쌀가루를 손으로 비벼 뭉친 것을 풀어냈다.이장연 큰사진보기 ▲쌀가루를 손바닥으로 비빈다.이장연 큰사진보기 ▲휴대용 버너에 솥과 시루를 올려놓았다.이장연 큰사진보기 ▲쑥과 쌀가루 버무리기이장연 상큼한 쑥향기 그득한 쑥버무리 강추!!쌀가루와 쑥을 한데 버무린 것을 명주천을 깐 시루에 골고루 쏟아내고는 쪄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옛날 먹고 살기도 힘들 때 음식 축에도 못 들었다는 쑥버무리입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 많이 해먹었다며,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한 대목인 "쑥대머리~"를 콧노래 부르며 흥겹게 쑥버무리를 쪄냈습니다. 한 시루 가득 쪄낸 쑥버무리는 그 특유의 상큼한 쑥향기로 입속에 침이 그득히 고이게 했습니다. 아직은 뜨거운 쑥버무리를 "후후후" 불어가며 집어 입에 넣으니 고운 쌀가루와 어울린 쑥이 입에서 아이스크림처럼 스스로 녹아내렸습니다. 큰사진보기 ▲쪄낸 쑥버무리이장연 이래서 어머니는 쑥떡이 아니라 쑥버무리를 하셨나 봅니다. 어린 손자가 먹기 좋을 만큼 부드럽고 손으로 집을 수 있는 쑥버무리를. 그 덕분에 "아들이 점심도 잘 챙겨먹지 않는다"며 안쓰러워 하시는 어머니가 담아준 쑥버무리 도시락을 도서관에 갈 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나들이 가실 때는 불안한 먹을거리보다 몸에 좋은 쑥과 우리쌀로 만든 쑥버무리는 어떨까 싶습니다. 추억의 쑥대머리 아니 쑥버무리를!! 큰사진보기 ▲쑥버무리로 점심 도시락을이장연 큰사진보기 ▲상큼한 쑥향기 가득, 손으로 집어먹는 재미도 있다.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쑥버무리 #도시락 #어머니 #봄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이장연 (friday1519)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자전거사업 망한 인천, 자전거는 버스정류장과 대치중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봄날 도시락엔 상큼한 쑥대머리 아니 쑥버무리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윤석열 당선', 정당성이 흔들린다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