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은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루게릭병에 대한 서적들을 섭렵했다.
MBC 화면캡쳐
연기자들은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인터뷰에서 곧잘 하곤 한다. 만인의 우상이지만 한순간 짧게 빛나다 어느 순간 잊혀지는 별보다는, 긴 생명력으로 꾸준하게 사랑받는 배우가 되겠다는 그들의 당찬 소망. 그러나 그 말에 어울리는, 그럴 만한 배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배우 김명민. SBS 공채 탤런트 6기 출신. 180cm에 72kg. 기사를 쓰기 위해 그에 대한 것을 조사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된 그의 체중이 58kg이었던 것이다. 180cm의 키에 58kg이라니,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는(?) 김명민에게 가당키나 한 체중인가.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풀렸다. 지난 12일 방영한 <MBC스페셜>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에서, 72kg의 체중을 50kg대까지 감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명민을 만날 수 있었다.
카메라 안에서 그는 살을 빼고 있었다. 건강을 위해서도 아니고, 미용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가 새로 시작한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빼는 것이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그가 맡은 역은 루게릭병을 앓는 '백종우'라는 인물. 체내에 근육이 위축되고 없어지면서 운동능력이 감소되고 사지가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앓는 환자를 연기하려고, 김명민은 살을 빼고 있었다.
처음에는 밥의 양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식사 때면 언제나 밥그릇에 담긴 밥을 반 이상 덜어내어 매니저에게 주고 반찬은 가급적 적은 양만 섭취했다. 그렇게 얼마 간 살을 뺀 이후에는 탄수화물 섭취 자체를 최소화했다.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방울토마토 같은 채소 위주의 식사. 과일도 당도가 높은 것은 피했다. 그렇게 처절하게 다이어트를 한 결과 촬영 시작 후 한 달이 지났을 무렵, 그의 체중은 10kg이 빠져 있었다.
몰라보게 야윈 팔다리, 살이 하나도 없이 움푹 패여 가는 얼굴, 발을 옮길 때마다 휘청거리는 걸음, 스태프들의 우려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김명민 그 자신도 "이렇게까지 살을 빼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살을 뺐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이런 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