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포구과거에는 북포라고 불렀다.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린다.
장태욱
북촌리는 제주시청 동쪽 약 20km 거리에 있는 마을이다. 과거에는 북포리라고 부르던 마을인데,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 '북촌리(北村理)'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마을이 과거에 북포리로 불리던 것은 이 마을 북쪽에 있던 포구의 이름이 북포(北浦)였기 때문이다.
17세기 안핵겸순무어사로 제주에 왔던 이증(李增)이 남긴 '남사일록(南槎日錄)'에는 당시 이 일대를 순찰하면서 남긴 기록이 있다. 이증은 당시 조천관을 떠나 외포연대(조천읍 신흥리 소재), 사시포(조천읍 함덕리 서쪽 포구), 함덕포 연대(함덕 소재), 폐허된 강임사와 돌로 쌓은 긴 방죽, 서산봉수, 북포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고 했다.
옛 군사 요새의 흔적들이증의 기록에 나타난 '돌로 쌓은 긴 방죽'은 이 일대 해안에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환해장성을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환해장성은 삼별초가 탐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려 관군이 먼저 쌓기 시작했다. 후에 삼별초군이 고려관군을 물리치고 탐라를 장악하게 되자, 고려관군이 쌓던 환해장성을 삼별초군도 계속해서 쌓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