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박연차 구명'을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진 여권 인사는 현재까지 두 명이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과 권력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고 있어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불리는 '대통령 형님'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그들이다.
검찰조사 결과, 정 의원은 추 전 비서관이 직접 찾아와 만났고, 이 의원은 보좌관을 통해 추 전 비서관과 두 차례 정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추 전 비서관은 정 의원을 만나 "대통령 패밀리까지는 서로 건드리지 말자, 우리 쪽 패밀리에는 박연차 회장도 포함시켜 달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현재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12일 <중앙일보> 일요판인 <중앙선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추 전 비서관이 북한 다녀온 소식(북한대첩비 관련)도 전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끝에 나온 말"이라며 "노건평씨가 박연차를 그쪽 패밀리로 해달라더라는 말에 서로 웃고 말았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 '패밀리'라는 말 자체가 지금의 결과를 보여준 것 같다"며 "얼마나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었으면 (자기 패밀리에 넣어달라고 얘기했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정 의원은 "박연차를 패밀리로 넣어 달라는 말 자체가 너무 웃기지 않나"라며 "알다시피 내가 그때 ('권력 사유화' 발언 등으로) 고단한 처지에서 도를 닦고 있었기 때문에 로비를 할 만한 대상이 아니었다"고 로비의혹을 일축했다.
특히 정 의원은 검찰의 수사가 노 전 대통령 일가로 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가장 도덕적이라고 주장하던 정부가 비도덕적이었다는 것은 나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우리 역사에 이런 일이 5년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도 4년 뒤 자유로울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이런 불행의 고리를 깨는 최초의 정부가 돼야겠지"라며 "법대로, 원칙대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
2009.04.12 15:4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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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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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박연차를 패밀리에 넣어달라? 너무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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