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트레이드', 청산되었나

등록 2009.04.12 16:07수정 2009.04.12 16:08
0
원고료로 응원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과 함께 엔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을 이어가던 엔화 가치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영국런던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엔화가치의 하락 경향은 더욱더 뚜렷해졌다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엔-달러 환율은 물론이고, 한 때 1엔 당 1600원선까지 거래되던 원-엔 환율 역시 최근 1엔 당 1350원 대까지 주저앉았다. 이 말은 곧 서울외환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그 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아직 글로벌 금융시장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이 왜 나타난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일단 그 이유로 그 동안 소위 와따나베 부인들이 운용하던 약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엔 캐리트레이드(엔화를 통화가치가 올라가고 금리가 높은 지역에 '베팅'해 환차익과 금리 차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가 이제 완전히 청산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일본경제가 90년대 10년 동안 소위 복합불황이라고 하여 장기 간 침체에 빠지자 일본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금리를 제로베이스까지 하락시킨다. 여기에 더해 급기야 통화의 양적 완화정책까지 구사하자 일본의 가정주부들이 해외금융기관을 통해 여유자금으로 외국의 주식이나 채권, 급기야 외환에까지 투자하게 된다.

 

 한국의 금융기관 역시 소위 '사무라이 펀드'를 발행하여 그들의 자금을 국내에 유입시켰고, 한 때 이 자금 중 상당액이 부동산 담보대출 및 기타 기업대출에 충당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자 안전자산 선호경향으로 엔화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엔화가치가 폭등한다. 여기에 더해 엔 캐리트레이드의 청산 또한 급물살을 탄다. 이로 인해 한 때 원-엔 환율이 1600원/100엔까지 도달한다. 이처럼 엔화 가치의 폭등은 기존 엔화 대출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돌아갔다.

 

 하여튼 최근 엔화가치는 다시 급락하고 있다. 이처럼 엔화가치가 약세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현재의 일본경제가 여타 선진국들에 비해 가장 부진하기도 하지만, 일본 불신론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4월 초 런던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국제금융시장 안정론이 대두되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신용정도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엔화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최근 일본의 정국불안 또한 엔화가치를 하락시키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동안 지속되었던 엔 캐리트레이드가 올 1월을 기점으로 그 청산이 완료된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거듭 말하지만 엔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일평경제연구소 소장입니다.

2009.04.12 16:07ⓒ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필자는 일평경제연구소 소장입니다.
#엔화가치 #엔캐리트레이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3. 3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4.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5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