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하, 청년실업 해결' 등을 촉구하며 삭발한 박해선 숙명여대 총학생회장
남소연
11일에는 여학생 대표자들만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을 이끌었다. 10일 연행된 남학생 대표들은 아직 석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청운동 사무실 앞 삭발식에도 동참했던 박해선 서울지역대학생연합(서울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주로 마이크를 잡았고 삼보일배에도 맨 앞에 섰다. 10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박 의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학생 정책 및 청년 대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에는 몇 개 대학 총학생회가 가입되어 있나?"고려대, 숭실대, 항공대, 성공회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등 전국 70여 개 대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전국 대학생 대표자 농성단'을 만들게 된 계기는?"우리는 등록금 인하만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MB 정부와 서민 대학생들의 거리는 너무나 멀다. 정부를 심판하지 않으면 우리 미래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 청년 실업 문제와 등록금 문제를 중심으로 '반이명박' 기조의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을 하게 됐다."
- 10일 청운동 동사무소 앞 기자회견에서 50여 명이 연행됐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대표자 농성단을 구성한 뒤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하고 우리의 의지를 밝힌 뒤 서울 시내 3~4개 학교로 들어가 선전전을 하고 3일동안 농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삭발을 막 마치고 마지막 발언을 하고 있는데 경찰들이 갑자기 밀어닥쳤다. 경찰 무전기로 '000 잡아라', 'XXX 잡아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미 수배상태인 한대련 의장 등을 잡기 위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 새벽 부분적으로 석방되긴 했지만 대다수가 아직 석방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납득할 수가 없다."
- 작금의 대학 분위기는 어떤가?"대학생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음을 느낀다. 예체능 대학이나 이공대 학생들의 상실감은 훨씬 더 큰 것 같다. 등록금 문제도 거의 풀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식은 공유하고 있으나 지치고, 익숙해진 것 같다. 하지만 지난해 촛불정국에서 이것이 사회구조적인 문제임을 학우들이 많이 인식했다."
- 경제 위기라는 사회 분위기 속에 등록금 부담도 더 커졌을 것 같다"많은 대학이 '동결' 결정을 했지만 한 아르바이트 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40%의 대학생들이 휴학을 고려하고 있다. 워낙 고액 등록금 시대이니까, 1000만원이냐, 1010만원이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 반값 등록금이나 후불제, 상한제 등의 정책이 정치적으로 다뤄지기도 했는데 학교 당국의 변화 움직임은 없나?"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물론 일부 대학에서 학자금 보전 등의 정책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도덕적인 문제보다는 경영적인 문제가 앞서고 있다."
-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인턴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평가는?"어처구니없는 정책이라고 본다. 비정규직 계약직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사회 경험이라기보다는 대부분의 인턴이 잡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걸 '일자리 정책'이라고 부를 수 있나. 노동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 역시 훼손하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인턴제를 시행한다든지 대졸 초임을 깎는다는지 하는 정책을 보면, 이 정부는 정말 20대를 만만하게 본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청년들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전혀 없다."
- 이후 한대련 차원의 활동 계획은?"5월 1일부터 이틀간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끊겼던 '노학연대'가 복구될 것으로 본다. 등록금을 마련하는 주체는 아직 학부모들이다. 즉 노동자들이다. 1일에는 '등록금 인하 비정규직 철폐 이명박 심판 범국민대회'를 서울에서 열 것이며 2일에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이는 '대학생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 승리를 시작으로 진보개혁 진영이 계속 이길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앞장설 것이다. "
- 홈페이지를 보니 '제2의 촛불항쟁을 대학생들이 이끌겠다'고 했던데?"절박한 위기라고 본다. 심각한 현실이다. 하지만 일상은 너무나 평온하다.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분노가 폭발하는 절정의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다. 막 삭발한 대학생들의 목을 꺾어 잡아가는 정권 아닌가. 활동하는 대학생들마저 뭉치지 못하게 하는 정권 아닌가. 살벌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펼져지고 있다. 이 정부가 지지 계층 몇 %만을 위한 정책을 펴는 한 기대할 것은 없다. 역사의 무게에서 아주 중요한 4년이 될 것이라고 본다. 대학생들의 결의도 그만큼 크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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