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에 필요한 인상학' 주제로 서울 관악구 지역 상공인들이 인상학 강의를 듣고 있다.
월간역학교육원
역학이나 사주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창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역학(사주) 강좌는 80여 개 강좌 중에서 가장 빨리 등록 마감이 이뤄질 정도로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5년째 이 대학교에서 역학을 가르치고 있는 정연태(50) 강사는 "5년 전에 강의를 시작할 때는 수강인원이 17명이었는데 지금은 초·중·고급반과 주·야간을 합해 200여 명에 이른다"면서 "역학이나 사주, 관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월간지 <월간역학> 관계자 역시 "전국의 각 대학교 평생교육원이나 각종 단체의 문화센터 등에서 역학이나 사주를 배우는 수강생 인원이 작년에 비해 20% 정도 늘어나 시민들의 배움의 열기는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숫자는 IMF 이전에 비해 3분의 2 가량 줄었단다. 그는 "이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현재 3만~4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이것으로 생활이 가능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천명이나 되는지 모르겠다"며 "경제가 그 만큼 힘들다"고 말한다.
현재 각 대학교 평생교육원이나 각종 단체의 문화센터 등에서 관상학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만 역학이나 사주가 주를 이룰 뿐이다. 수소문해서 관상학을 가르치는 곳을 찾아보니 공개강좌를 실시하고 있는 곳으로 '월간역학교육원(서울 중구 광희동)'이 있었다.
전용원(58, 중문학 박사) 원장은 "아마 관상학을 가르치는 곳은 여기가 유일할 것인데, 이렇게 관상학을 가르치는 곳이 적은 이유는 관상학은 10~20년 정도를 공부해야 눈이 뜨일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학문이고, 관상만을 전업으로 삼는 사람이 국내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화가 허영만씨가 한 포털에 연재중인 관상만화 <꼴> 제작에 도움을 주고 있는 신기원씨도 전업자 중 한 명이라고.
"관상, 정확하지 않으면 말을 삼가야"이 교육원에서는 주 1회 2시간씩(주역 30분, 관상학 1시간) 교육하고 있으며, 관상학 교재로는 마의상법, 우장상법 등을 사용하고 있다. 강의는 원서를 독해하여 교육한다.
이곳에서 1년째 관상을 배우고 있는 전일용(63)씨는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데 관상학이 사람을 만나거나 사업을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과학적 근거가 있으며 심오하고 깊이가 있는 학문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40대가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된다'는 말을 듣고 관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주부 서희정(55)씨는 "관상을 배워 보니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더라, 욕심을 비우고 마음을 선하게 쓰니까 얼굴색도 바뀌고 인상도 좋아졌다"며 "인상도 만들어가기 나름"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역학이나 사주 등을 배우게 된 동기는 대부분 인생의 궁금증을 직접 풀고 싶어서 이거나 향후 전업 대비용이라고 한다. 취미 삼아 배우거나 신기함에 시작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편이란다.
전문가들은 사주나 관상을 배우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들도 많다고 이야기 한다. 월간역학교육원 전용원 원장은 "지금은 동양학의 술수적인 면이 범람하고 있다. 순수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은 우주의 질서에 속해 있다. 먼저 우주가 돌아가는 이치를 알고 그 뒤에 길흉화복을 공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역학강의를 하고 있는 정연태 강사는 "사주나 관상을 확실하고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서 남을 감정할 때에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자칫하면 남의 인생을 잘못되게 할 수 있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배울 때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돗자리 깔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