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생의 한숨과 고민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할까요?”

등록 2009.04.09 09:33수정 2009.04.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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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학교 가기가 싫은지….'

'왜 이렇게 공부하기가 싫은지….'

 

벌써 나이가 23이 되고 대학교 4학년이 되다보니 주변 사람마다 취업은 어디서 할 거냐? 꿈이 뭐냐…?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었던 꿈을 못 이루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거창했던 꿈이 점점 현실적인 꿈으로 변하는 것에 회의와 좌절을 느끼고 있어요.

 

서울 살면서 경기가 안 좋아 지는 것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구요. 이렇게 경기가 안 좋아서야 원. 취직은 제대로 할는지. 어디에 취직을 해야 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정말 무엇인지…. 불확실한 진로에 요즘은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랍니다.

 

제 친구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착실하게 해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외국을 나갔다 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출 나게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공부에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부는 열심히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의지박약일 뿐이고…. 흑흑.

 

나이가 들수록 자괴감과 무력감이 생기고

 

전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할까요? 딱히 능력 없는 사람들도 잘 먹고 잘사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의지가 약해지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답답할 뿐입니다.

 

요즘은 정말 제2의 질풍노도 시기가 온 것 같아요. 그냥 대학교를 위한 오직 하나의 목적으로 열심히 공부했던 고등학교가 그리워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책임감이 생기는 게 아니라 자괴감과 무력감만 생기는 것 같아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느끼고 있어요. 대학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알바하며 만나는 사람들. 진정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그냥 단순히 이익만을 위해 만나는 사이들은 아닌지? 어디까지 마음을 열어야 하고, 어디까지 닫아야 하는지….

 

이 사람은 나와 계속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언젠간 남남이 되어버릴지? 점점 이렇게 사람들과 관계가 끊어지는 건 아닌지…. 이 나이에 아직도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1년만 어렸어도 뭐라도 했을 텐데…

 

생각할 것도 너무 많고, 고민도 너무 많고. 딱히 해결되는 건 없고 답답합니다. 미래를 위해 거쳐 가야 할 단순한 통과의례라 하기엔 내 현재는 이렇게 그림자지고 있는 건지…. 오늘도 하염없이 이런 생각들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것 같네요.

 

이런 저를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는 '용돈 아껴 써라', '공부 열심히 해라', '장학금 받아라' 익숙한 말들이지만 요즘 따라 더욱 이런 말들이 제 마음을 쿡쿡 찌르네요.

 

'1년만 어렸어도, 1년 전이었다면 뭐라도 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 아마 1년 후에도 이런 말들을 하면서 현재를 비관하게 될까봐, 지금 당장 뭐라도 해야 할 텐데 말이죠.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네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도 해야 할 텐데 말이죠. 일단 현재는 학교 수업에 충실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죽으나 사나 영어와 싸우다 보면 언젠간 답이 나오겠죠? ㅋㅋ

 

아이들은 잘 있는지요? 나도 저만할 때는 허황된 꿈이라도 이루리라 마음먹고 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뭐든 의욕이 넘쳤었는데…. ㅋㅋ

 

"우리한테 안하고, ○○아빠에게 했네?"

 

이상은 어렸을 대부터 만나왔던 지인의 딸이 보낸 메일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 전화를 돌렸지요. 지인에게 말입니다.

 

"딸이 고민이 많나 봐요."

"그걸 어떻게…."

 

"메일에 요즘 심정을 적었더라고요. 서울에 전화 한 통 넣어주세요. 혼자 잘 지내냐고. 우리는 네편이다고."

"그것이 우리한테 말 안하고, ○○ 아빠에게 했네. 뭐라던가?"

 

"뭘 해서 먹고 살지 걱정이래요. 자랑스런 딸 둬서 대견 하시겠어요."

"뭔 그런 말을…."

 

지인은 메일 내용이 궁금한지 꼬치꼬치 물어봅니다. 돌려가며 대답을 하긴 했는데, 성에 안차나 봅니다. 요즘 학생들 마음 상태를 엿보는 것 같아 함께 공유합니다. 기성세대들이 참고해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2009.04.09 09:33ⓒ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취직 #고민 #꿈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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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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