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교수가 강병도 창신대 총장한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가 교문을 열어주지 않자 돌아서며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다.
윤성효
"강병도 창신대 총장한테 항의서한을 전달하겠다. 문을 열어라.""안 받겠다. 우편으로 보내라."8일 오후 마산 창신대 정문. 닫힌 정문을 사이에 두고 전국교수노조 소속 교수와 창신대 직원 사이에 오간 대화다. 학생들이 교문을 나가려고 하다가 문이 닫혀 있어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학생이 다가와 "집에 좀 갑시다"고 말했다. 그러자 교수들은 "대학측에서 문을 잠갔으니, 대학에 이야기해라"고 대답했다.
항의서한을 내용증명으로 보내기로 하고 돌아선 교수노조 소속 한 교수는 "완전 70년대식이구만"이라고 말했다. 항의서한을 들고 서 있던 교수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장인 김석준 부산대 교수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아무 말 없이 돌아섰다.
교수노조 부산울산경남지부는 이날 오후 창신대 정문 앞에서 "창신대 교권탄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대·부산대·동명대·부산정보대·창원대·동아대 소속 교수 20여 명이 참석했다.
창신대에서는 2006~2008년 사이에 교수 7명의 재임용이 거부되고, 2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있다. 교수노조는 "민주주의와 대학 개혁을 요구하던 교수들이, 인사권 남용으로 강단에서 쫓겨났다"고 보고 있다.
교수노조 소속 교수들은 학내외에서 집회와 1인시위 등을 열어오고 있다. 대학 측은 이 교수들에 대해 법원에 '연구실 출입금지'와 '대학·총장 비방 금지' 등의 가처분신청을 내 일부가 받아들여졌다. 또 강병도 학장은 교수노조 소속 9명의 교수들에 대해 3억 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