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국방부장관이 2월 16일 국회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제2롯데월드 건축시 비행 안전문제에 대한 최영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와 관련해서 한국 보수세력의 정체성이 탄로났다. 그들이 말하던 안보는 정치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이었고, 친일파들이 내세운 한반도 분단정책의 연장선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 과정에서 김용갑 전 국회의원만이 진정한 보수였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가장 진보적인 정당의 심상정 의원도 김용갑 전 국회의원을 가장 존경하는 의원으로 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정말 지겹도록 보수의 집결을 주장하고 안보 논리를 내세웠던 조갑제씨는 김용갑 의원과는 달리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제2 롯데월드의 건설허가에 대해 정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그답지 않은 논리를 폄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야 만 것이다. 이제 조갑제씨는 국가안보를 논할 자격이 없어졌다.
차라리 제2 롯데월드 건설허가과정에서 나타난 소위 보수세력들의 몰염치한 기회주의적 안보관은 앞으로 한국이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길을 연 것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보세력, 집권하고 싶으면 국가안보에 관심 갖기 바란다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인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미국의 정치구도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오늘날 진보로 분류되는 미국의 민주당과 보수로 분류되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에게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국가안보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공화당의 국방장관을 그대로 유임시키기까지 했다.
한국의 진보 세력들은 국가 안보 문제만 나오면 고개를 돌려 버린다. 아니면 극단적 평화주의로 흘러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세력으로부터 좌파 빨갱이 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 공청회 후 롯데물산의 기준 사장은 좌파 빨갱이들이 국가안보 운운하는 것을 보면 끝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대그룹의 사장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는 것은 그동안 진보세력들이 얼마나 국가안보에 대해 무관심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진보건 보수건 적어도 국가의 수권정당이나 세력이 되려면, 국가안보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군부독재시절 소위 운동권으로 분류되던 사람들이 정치권의 중진이 된 현실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군복무 면제를 핑계로 뒤로 빠져 버리고 만다. 이것은 잘못된 처사이다. 시대적 상황에 의해 군대를 갈 수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공부하면 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군부를 적대시하거나 무관심하기보다는 그들을 더 이해하려고 해야 하고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가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2 롯데월드 문제는 매우 중요한 기회였는데 대다수 진보 정치인들의 무관심 속에 사라질까 두렵다.
사법부에 마지막 기대를 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민원고단을 구성하여 행정소송을 통해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필자는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반드시 실행될 수 있기를 빈다.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시절 행정수도 이전을 헌번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통해 저지했던 것과 같은 방법을 통해 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 행정수도 이전을 헌번재판소는 관습법이라는 논리로 위헌판결했다. 이에 비하면 제2 롯데월드 허가 문제는 더 쉬운 판결일 수 있다.
세계가 항공운송사업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시점에서 사법부에게 국제항공과 관련된 법과 규정을 학습하게 하고, 세계화로 가기 위한 한국 내 항공법을 세심하게 살펴보게 하고, 군사기지를 둘러싼 온갖 민원과 법적인 싸움의 기준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제2 롯데월드건설 허가와 관련된 재판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번 기회를 통해서 국가안보 문제를 진보 보수 모두 뒤돌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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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롯데월드 허가에 꿀먹은 벙어리 자칭 '보수'는 국가안보 말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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