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회를 축소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고?

등록 2009.03.31 21:13수정 2009.03.3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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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브랜드 조사 기관인 미국 '안홀트사'는 2008년 세계 50개국 중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33위로 매겼다.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33위는 경제 규모 13위 위상뿐만 아니라 중국(28위)보다 낮고 태국(34위)과 비슷한 수준이라 대한민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33위인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에 자극받았는지 이명박 정부는 2013년까지 15위로 끌어올리겠다면서 지난 1월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인 국가브랜드위원회(위원장 어윤대)를 만들었다.

 

국가 브랜드 위원회는 지난 17일 1차 국가 브랜드위 보고대회를 열어 '국민과 함께 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 만들기'를 비전으로 채택하고 ▲국제사회 기여도 높임 ▲첨단기술.제품 확대 ▲문화.관광산업 육성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배려 확대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따위를 추진하기로 했다.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 중 틀린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빼놓은 것이 있다. 경제력과 문화, 국제관계뿐만 아니라 정부 부문이 있다. 정부부문에는 민주주의, 사회정의, 빈곤과 환경이 포함되어 있다.

 

국가 브랜드 가치 높이기 위해 추진 중은 정책 중 민주주의와 사회정의, 빈곤과 환경은 찾아볼 수 없다. 생각해보면 이 부문은 이명박 정부 들어 가장 부족한 부문이다.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가 33위권에 머문 이유를 이명박 정부는 빼버리고 다른 방향으로 잡았다.

 

국가 브랜드위원회가 상사 주재원과 유학생, 다문화 가정 등 주한 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이미지에 대한 조사결과를 17일 발표했는데 국가브랜드 저평가 원인으로 응답자의 48.4%(복수 응답)가 북한과의 대치 상황을 꼽았다.

 

국가브랜드 가치가 가장 낮은 이유가 남북대치 상황인데,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수 없음을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밝히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방법을 내놓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남북관계뿐만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 감축을 최종 확정했다. 인권위원와 시민단체, 야당이 인권위 축소를 반대했다. 인권위는 정부가 바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축소 반대에 끝까지 귀를 닫았고, 눈을 감았다. 인권위 축소는 인권 선진국을 포기하는 것으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떨어 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이런 행위를 저지르고 국가 브랜드를 무슨 수로 높이겠다는 것인가.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일은 시민 주권과 함께 인권을 보장하고, 언론자유라는 민주공화국를 실현해갈 때 가능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런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정말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인권위원회 정원 축소부터 그만 두어야 한다.

2009.03.31 21:13ⓒ 2009 OhmyNews
#국가브랜드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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