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은 왜 무덤가에서 잘 자랄까?

등록 2009.03.27 16:22수정 2009.03.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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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 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 1970년대 산림 녹화를 부르짓던 시절 불렀던 노래입니다. 땔감을 구하기 위해 십여리 길을 걸어서 나무하러 가던 시절입니다. 민둥산의 경사면을 삽이나 괭이로 고른 후 흙이 밀려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소나무 등을 심었습니다.  깡통 하나씩 들고 송충이 잡으러 뒷동산에 오르던 시절.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할미꽃 나무 그늘이 없는 곳! 양지바른 풀숲에 피어난 할미꽃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할미꽃나무 그늘이 없는 곳! 양지바른 풀숲에 피어난 할미꽃윤병렬
▲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할미꽃 나무 그늘이 없는 곳! 양지바른 풀숲에 피어난 할미꽃 ⓒ 윤병렬

 

 그 때는 무덤가나 양지바른 풀숲에 가면 어김없이 할미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할미꽃 뿌리를 찧어서 재래식 화장실에 넣으면 '구더기'를 없앨 수 있다고 어른들이 일러주었습니다. 들로 산으로 다니며 한아름씩 캤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할미꽃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양지 바른 곳을 좋아하는 할미꽃인데 산림이 울창해 졌으니 숲 속에서는 살기가 어렵게 된것입니다.  간혹 무덤 가에서 보기 드물게  할미꽃을 볼 수 있습니다. 묘지 봉분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석회 가루를 섞어서 뿌리는데, 할미꽃은 유달리 석회성분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양지바른데다 석회 성분까지 있으니 무덤 근처는 할미꽃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할미꽃 활짝 핀 할미꽃
할미꽃활짝 핀 할미꽃윤병렬
▲ 할미꽃 활짝 핀 할미꽃 ⓒ 윤병렬

 

   시집 간 손녀를 찾아가다 고갯마루에서 그만 목숨을 잃은 할머니. 그 할머니의 무덤에서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한 할미꽃입니다. 고개 숙인 모습이 정말 허리 굽은 할머니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무리지어 피어난 할미꽃 할미꽃은 무리지어 활짝 피어납니다.
무리지어 피어난 할미꽃할미꽃은 무리지어 활짝 피어납니다.윤병렬
▲ 무리지어 피어난 할미꽃 할미꽃은 무리지어 활짝 피어납니다. ⓒ 윤병렬

 

   할미꽃 만나러 양지 바른 곳, 무덤가로 가 보는건 어떨까요? 옛 추억을 떠올리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할미꽃 고개를 숙이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할미꽃
힘들게 버티고 있는 할미꽃고개를 숙이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할미꽃윤병렬
▲ 힘들게 버티고 있는 할미꽃 고개를 숙이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할미꽃 ⓒ 윤병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3.27 16:22ⓒ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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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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