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오지인 여수시 삼산면 광도 할머니가 직접 만든 막걸리.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임현철
"우선 막걸리부터 주세요." 지인은 앉기도 전에 막걸리부터 주문하더군요. 잔뜩 기대를 부풀게 했지요. 참, 저도 막걸리를 즐기지요. 한 때 포천 이동막걸리를 즐겨 먹다, 지금은 가까운 여수 섬에서 만드는 개도 막걸리를 주로 마시지요. 이동 막걸리가 아침에 일어나면 뒷골이 아픈 데 반해 개도 막걸리는 뒤끝이 깔끔해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보다 더 기억나는 막걸리가 있습니다. 2년 전 겨울, 모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느낌표> 중 대한민국 의료 사각지대 현실을 알렸던 메디컬 프로젝트 '산 넘고 물 건너' 팀과 낙도오지인 여수시 삼산면 광도에 간 적이 있었지요. 당시 MC였던 남희석ㆍ박정아씨와 함께 광도에서 막걸리를 마셨던 기억입니다.
5가구 사는 광도 어느 할머니가 섬에서 직접 담가 먹는다며 손님 대접 차 막걸리를 내놓으셨지요.
"우린 밭에서 지심(김) 뽑다가 점심 때 이 막걸리를 먹어. 그라믄 밥을 안묵어도 배가 불러. 멀고 먼 광도꺼정 왔씅께 이 막걸리 한 사발은 묵고 가야제."그러면서 할머니는 막걸리 원액에 물을 조금 타 손으로 휙휙 저어 내놓았지요. 한 사발 마셨는데, 남희석씨 왈, "캬~! 맛이 기가 막히네요, 할머니" 했지요. 저도 그 맛을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젠장, 그 사진을 찾을 수가 없네요. 대신 다른 사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