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 풍경. 호수 한 가운데 섬을 만들어 놓았다. 앞에 보이는 수초에는 오리와 참새들의 쉼터.
전용호
굳이 서호의 유래를 찾자면 조선 정조 23년(1799년) 농업용 관개수원(灌漑水源)으로 축조(築造)된 것이 축만제(祝萬堤)인데, 이 인공호수는 당시에 축조 된 호수 중 서쪽에 위치해 있다하여 흔히 서호(西湖)로 불리어 왔다고 한다. 아주 쉽다. 괜한 고민이었다.
서호는 예부터 낙조(落照)가 유명하여 수원 팔경의 하나로 서호낙조(西湖落照)를 꼽았다. 풀어쓰자면 서호 노을에 드리운 여기산 그림자가 아름답다고 한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팔경을 만들어 자랑하고 있는데, 그게 사실 억지로 만들어 놓은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일부러 8개를 짜 맞추었다고 할까?
서호는 항주의 미목(眉目)같다13번 버스를 타고 농촌진흥청 앞에서 내려 천변을 따라 걸어간다. 천이 둑으로 변하는 곳에 작은 정자가 있다. 돌계단으로 올라서니 둥그렇게 잘라 만든 현판이 보인다. 아주 소박하다. 작은 글씨로 항미정(杭眉亭)이라고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