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송산면에 와이너리가?

100% 송산포도로 와인 만든다

등록 2009.03.24 09:08수정 2009.03.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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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에서는 '신의 물방울'이라는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와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증폭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떼루아'에서 와인을 소재로 한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와인 동호회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와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분명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와인은 고급스럽고 신비스런 이미지가 짙다.  왠지 고급스런 잔에 따라 향을 맡고 입안에서 혀를 굴려가며 맛을 음미해야 할 것 같은 어려운 술이라고 여겨지는 건 왜일까.

 

  세계 최고의 와인을 꿈꾸며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샌드리버(주)의 김승원 대표를 만났다. <기자의 말>

 샌드리버(주) 김승원 대표
샌드리버(주) 김승원 대표화성신문
샌드리버(주) 김승원 대표 ⓒ 화성신문

 와인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보통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은은한 촛불에 일렁거리는 와인잔을 떠올리곤 한다. 와인에 대한 이미지는 뭔가 조금은 특별하고 신비스럽다.

 

  "그건 와인에 대한 편견입니다."

 

  샌드리버(Sand River) 김승원(50, 송산면) 대표의 말이다.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이곳은 뛰어난 맛과 품질로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 받고 있는 송산포도가 나는 곳이다. 이 곳 포도밭의 한자락 끝에 국내에서는 생소한 와이너리(Winery 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인 샌드리버(주)가 있다.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는 김승원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1960년 송산면 사강리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이곳에서 중학교까지 마쳤다.

 

서울로 올라가 회사에 다니면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남부럽지 않은 가정도 꾸렸다. 그러나 불행은 갑자기 찾아왔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보석같은 큰딸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큰딸의 죽음과 함께 20여 년간 몸담았던 회사에서도 퇴직하게 된다.

 

  "딸도 잃고, 직장도 잃고... 정말 모든게 절망적인 시기였다"며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눈가에 잠시 딸에 대한 그리움이 스친다. 그는 그렇게 2년을 방황했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내려왔다.

 

와인과의 필연적 만남

 

사강면 송산리는 예전부터 송산포도로 유명한 곳이다.  그의 부모님도 이곳에서 포도 농사를 지었다. 어쩌면 그와 포도의 인연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부모님 일을 도와가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고향에서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 그게 와인이었다.

 

  "처음엔 그저 막연히 여기 포도가 좋으니까 와인을 한번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세계 최고의 송산포도로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만든다. 어찌 보면 참 쉬운 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국내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와인을 만든다는 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 조차도 와인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만난 한 와인 전문가의 말이 김대표를 지금까지 이끌었다.

 

"그분이 '와인은 사랑'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말이 가슴에 콕 와서 박혔어요."

 

  그 순간에 그는 먼저 간 딸을 떠올렸다. 그에게 와인은 어머니의 사랑이고 아버지의 마음이고 순수하고 영원한 아이의 영혼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와인 전문가를 찾아 전국을 돌아 다녔다. 그렇게 송산면 사강리의 모래 사(沙)와 강 강(江)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 샌드리버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100% 송산포도로 빚은 'For River'

 

지난 2006년 4월, 드디어 농업회사법인 샌드리버(주)가 발족됐고, 그해 9월에 시험 양조가 시작됐다. 이듬해 12월엔 제조장이 준공됐고, 2008년 1월에 꿈만 같았던 첫 와인 '포리버(For River)'가 탄생했다.

 

서울 시음회장에서 와인 애호가와 동호인을 상대로 시음회를 한 결과 호평을 얻었다. 맛이 달콤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는 평이다.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처음으로 와인을 만들고 반응까지 좋으니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죠."

 

샌드리버의 첫 와인 포리버(For River)는 환경 친화적인 재배로 유명하다. 봉지 씌우기, 비가림 재배, 점적관수(파이프나 호스로 물을 끌어올려 흐르도록 한 뒤, 정밀한 양의 물과 양분을 직접 작물의 뿌리에 공급하는 재배방법) 등의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농약 잔류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

 

포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수확량도 포기했다. 한 그루당 수확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깐깐하게 알 솎기 작업을 한다.

 

최상의 떼루아*를 만나다

 

*떼루아(Terroir) : 와인이 만들어지는 모든 환경. 즉, 토양, 기후, 만드는 사람의 정성 등을 뜻한다.

 

송산은 바다와 접한 지역으로 겨울에는 온화하고 여름에는 염분이 함유된 해풍의 분다. 그래서 송산의 포도는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가 좋다. 송산의 토질도 포도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황토와 조개껍질이 섞인 키토산 점질 양토로 칼슘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지력이 좋아 포도재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특히 해양성 기류로 타지역에 비해 수확이 늦기 때문에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당도 높은 포도가 만들어진다.

 

와인은 음료다

 

김대표는 한국에서 유독 와인에 대한 선입견이 많다고 한다.

 

"유럽에서 와인은 그저 음식에 곁들여 먹는 음료 같은 거에요."

 

쉽게 말해 햄버거에 콜라 같은 존재랄까.

 

"밥을 먹더라도 김치에 이런저런 음식에 국물도 필요하잖아요. 와인도 비슷해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와인을 대했으면 좋겠어요."

 

와인은 그저 음식을 조금 더 맛있게 즐기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재료일 뿐, 고급스럽고 신비스런 존재가 아니라는 거다. 특히 와인은 건강에도 여러 가지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우선 노화를 억제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거기에 항암효과와 항바이러스, 항염증작용 등의 효과도 있다. 또 혈액 순환을 촉진해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프랑스인들이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심장 질환 발병률이 낮게 나타나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 전문가들은 와인잔으로 하루에 1~2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와인을 테마로 한 관광 명소로

 

현재 샌드리버는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다.

 

"늦어도 5월이면 정식으로 오픈이 될 겁니다."

 

와인에 딱 맞는 음식을 개발하려고 음식연구가에게 요리 연구까지 의뢰해 놓은 상태다.

 

"정말 좋은 포도로 만든 정말 좋은 와인에, 딱 어울리는 최고의 음식까지 갖추려고 합니다."

 

샌드리버는 현재 약 6,000여평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고 직영과 협력농가까지 포함하면 모두 2만여평의 포도재배지를 운영 중이다. 연간 약 160t의 포도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김대표는 이곳을 '와인테마공원'으로 만들어 화성시의 관광명소로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샌드리버는 또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양조과정이나 와인 상식 등을 배울 수 있는 와인 학습 체험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오면 포도향이 가득 합니다. 이곳에 오셔서 직접 포도 재배지도 보고 그 포도로 만든 와인도 맛보시고 앞으로 레스토랑이 개장되면 맛있는 음식도 함께 즐기실 수 있답니다."

 

포도향 가득한 송산에, 와인향 가득한 샌드리버가 있다. 오늘, 송산포도로 빚은 와인을 한잔 마셔보는 건 어떨까.

 

방문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135-3

전화 : 031-366-8338 / 031-366-8350

홈페이지 : www.sandriver.co.kr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인터넷 화성뉴스와 주간 화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와인 #와이너리 #샌드리버 #송산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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