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청소년문화의집으로 밝게 다시 태어난 옛 안기부(국정원) 건물.
이주빈
지방 청소년들의 희망공동체가 될 광주 청소년문화의집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에 '광주 청소년문화의집'이 23일 문을 열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받던 지방의 청소년들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마련됐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사실 지방은 어느 것 하나 '변방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청소년의 인권과 복지, 재능을 지키고,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시설 등은 수도권에 비해 눈에 띄게 열악하다.
그래서 광주 등 지방에서 청소년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이들은 "프로그램은 우리가 만들 테니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만이라도 제발 만들어 달라"고 호소해왔다. 이번에 문을 연 광주 청소년문화의집이 소중한 까닭은 이렇듯 아름답게 헌신해온 이들의 작은 소망이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 다행인 것은 청소년문화의 집 운영주체로 청소년문화와 전혀 상관없는 생뚱맞은 단체가 아닌 줄곧 지방에서 청소년운동을 펼쳐온 광주흥사단이 선정됐다는 점이다.
몇몇 거대 단체들은 자신들의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문어발식으로 위탁사업을 챙겨 밉살스런 눈총을 받고 있는 터다. 하지만 광주흥사단은 그동안 청소년 활동진흥센터, 청소년 연구원 등을 운영해 오며 청소년사업과 관련한 나름의 철학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그만큼 기대도 크다.
광주 청소년문화의집에선 앞으로 '소나무숲 작은도서관'이라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젝트와 '작업장'이라 불리는 각종 청소년 동아리를 지원하는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또 '멍석깔기'라는 청소년 공연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할 예정이기도 하다.
부디 광주 청소년문화의집이 지역 청소년들이 변방의 굴레를 벗고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멋있게 나아가는 희망공동체가 되기를 기원한다.
덧붙여 광주광역시와 청소년문화의집을 수탁한 광주흥사단 관계자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