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고맙습니다'는 어린 봄이를 통해 AIDS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관심을 증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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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대중매체와 책, 기업활동 등을 통해 AIDS 계몽활동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2007년 AIDS 문제를 내세운 장혁, 공효진 주연의 MBC 드라마 <고맙습니다>는 20% 내외의 시청률로 종영되었다. 이 드라마는 AIDS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고, 편견을 줄이는 데 공헌한 것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상에서 수혈 과정에서 AIDS에 걸린 꼬마 봄이가 일반인과 똑같이 생활하면서 AIDS가 일상에서는 쉽게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일상적인 신체접촉이나 소변, 땀, 침 등으로 AIDS가 전염될 확률은 거의 없다.
또 유아용 그림 책 '브랜다의 피 속에 작은 용이 살고 있어요'는 HIV에 감염된 3세 여아 브랜다에 관한 이야기로, 브랜다의 양육어머니가 실화를 바탕으로 직접 썼다고 한다. 이 책은 AIDS에 걸린 아이들도 차별하지 않고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썼는데,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라면 AIDS에 걸린 친구들도 아주 평범한 아이들이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여성 화장품 브랜드 MAC은 VIVA GLAM 립스틱의 판매수익을 적립하여 지난 15년간 약 1800억원의 MAC AIDS FUND를 조성하였다. 세계 60여 개국 700여 단체에 기부해 왔으며, 국내에서는 총 8차례에 걸쳐 6억원을 지급하였다. 이중에는 한국AIDS퇴치 연맹의 프로그램 지원사항도 있는데, HIV 무료 익명 검사센터를 후원하고 청소년을 위한 AIDS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또래 지킴이'들은 친구 또는 청소년들에게 AIDS 예방에 대한 정보 제공과 상담자로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이 AIDS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각종 매체와 프로그램 활동을 통해 지금도 이루어 지고 있다. 또 많은 공익단체들이 AIDS를 퇴치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AIDS 사업을 지원하는 기업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며, 해외에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엘튼 존과 같은 유명스타만 맡게 된다는 AIDS 홍보대사도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인기가 없다.
AIDS 퇴치 운동을 하기 위해 홍보대사를 세우려 해도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여 동참을 고사하거나, 기껏해야 1회성으로만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AIDS는 여전히 대중에게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AIDS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고도 험하다.
[교훈4] 보건당국이 어떻게 성생활 관리하나? 본인 스스로 지켜야질병 혹은 방역 관련 사건과 같은 사건이 터지고 나면 "허술한 관리 체계" 혹은 "보건당국의 환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식의 자극적 제목의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조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이 진정 보건당국만의 문제인지를 말이다.
충북 제천시보건소는 2003년 전씨가 AIDS 감염자로 등록된 뒤 줄곧 관리해 왔다. 사실 관리라고 해 봐야 전화를 걸어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였지만 말이다. 가끔 전염 예방을 위한 성교육을 했다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시보건소의 담당인력은 단 1명이었다고 한다. 이 한 사람의 인력이 지난 수년간 계속되어온 여성관계를 파악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했을지 되묻고 싶다.
수혈과 모자감염 등 몇 가지 사항을 제외한다면, AIDS는 사실상 개인의 성생활을 통해 전염된다. 성관계는 가장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사생활이므로, 24시간 동행하며 감시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상, 이것은 보건당국만의 문제라 할 수가 없다. 형식적인 관리를 통해 AIDS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야 말로 허상이 아니겠는가? 어떠한 정부기관이라 해도, 어떠한 법과 제도로 재정비한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를 AIDS로부터 지켜주지는 못 할 것은 자명하다.
AIDS 문제는 법과 제도로 해결될 문제라기보다는 감염자와 비감염자 모두 절제된 성행위로 개인 스스로를 보호해 가야 하는 문제다. 즉, AIDS 감염 전파의 문제는 기존 AIDS 환자의 방치, 구멍 난 관리체제의 방치로 인한 문제라기보다는 무분별한 성문화의 방치와 편견의 방치가 문제인 것이다. 무분별한 성문화는 언제든지 AIDS가 창궐할 바탕을 만들어 주는 것이요,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편견은 당사자의 치료를 더디게 만들고, 언제든지 반사회적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근원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수는 문란한 성문화에 우리 자신을 계속 방치함으로써 위험한 상황에 계속 노출해 두는 것이요, AIDS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방치함으로써 AIDS 환자들의 건전한 사회 생활을 외면하는 것이다.
결국, AIDS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AIDS에 대한 올바른 이해, AIDS 감염인에 대한 편견의 극복과 꾸준한 치료 등 지원, 그리고 올바른 성문화의 확립이라는 사회 조치가 병행되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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