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한국어 교실주말 한국어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의 모습
고기복
여기에서 수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생활고에 내몰리고 있어, 그 동안 한글을 배울 만한 여력이 없었다고 변명해서 안 되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시선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은 꼭 우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시선 말이다. 그러한 시선은 오늘날 다문화 가정의 상태를 개선해 주기보다, 빈곤과 의존 상태를 오히려 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준호 엄마에게 다가간 '민지 엄마'는 참 '좋은 이웃'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사회적 불평등을 드러내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준호는 민지 앞에서 한글도 제대로 못 읽는 엄마를 둔 아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다문화 정책은 우리 사회의 생채기를 더 드러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광고 내용처럼 준호 엄마가 한글조차 깨우치지 못하고 8년 이상을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살았을 것이라는 가정이 맞다하면, 먼저 그 동안 준호 아빠는 무엇을 했고,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다문화'를 논할 때 '인권이 이슈이어야 한다'는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 논의가 인권을 담보하지 못하고, 다문화 주체에 대한 소외와 하향식 교육과 동화주의적 관점을 강제하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는 반성과 함께, 보여주기 위한 '다문화담론'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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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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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온 지 8년된 준호엄마가 한글 못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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