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신영철 파동에 사법부 신뢰 완전 추락"

"조금 서운한 면이 있어도 사법부 신뢰 회복에 중점 둬야"

등록 2009.03.19 19:22수정 2009.03.1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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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박재승 변호사는 "사법부는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으나 그것은 국민의 신뢰를 했을 때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신영철 대법관 파동으로 사법부 신뢰가 완전히 추락했다"고 쓴소리를 냈다.

 

박 변호사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조금 서운한 면이 있고 희생되더라도 사법부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먼저 "진상조사 결과를 보니까 (재판) '개입'이라는 말 쓰고 '압력'이라는 말은 피했더군요. 개입이나 압력이나 같은데 '우아하게 표현하면 개입이란 게 조금 낫겠다' 이렇게 이해는 간다"고 비꼬며 "조사결과를 보면 지금 누게 진짜 책임자인지를 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진상조사가 미흡함을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신영철 대법관 때문에 생긴 사법부의 국민적 논란은 보통 일이 아니다"며 "사법부 신뢰가 완전히 추락한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사법부는 다른 행정 권력하고 달라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국민이 신뢰를 했을 때 효력을 발휘하는 권력"이라며 "조금 서운한 면이 생기고 조금 희생되더라도 신회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즉 이번 사태의 실마리를 사법 신뢰에 무게를 두고 풀어 가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박 변호사는 다소 격앙되자 신 대법관을 "그 양반"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몰아주기 배당이 사법행정권 남용이면 재판 간섭이 돼야죠. 재판을 한 판사에게 몰아주면서 그 양반 변명은 (몰아 준 부장판사의) 경험이 많고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또 양형도 통일돼서 했다고 주장하는데 몰아주기 배당이 정당성을 받으려면 몰아주기를 받은 판사가 신(神)과 같이 전지전능하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아무리 사법행정권을 가졌다는 법원장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그 사람(몰아주기를 받은 부장판사)을 어떤 기준으로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사람을 골랐냐는 말이에요.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따져 물었다. 또 "양형 통일이라는 것이, 동일 사건이라는 건 없다"고 전제한 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범죄를 했어도 사정은 다 다릅니다. 피고인이 다 다르니까요. 양형 통일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라고 신 대법관의 해명을 질타했다.

 

사퇴 논란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지금 이 시간에  어떻게 하는 것이 그나마 자기가 사법부에 조금 피해를 덜 줄 것인가. 그리고 또 새로운 법조생활(변호사)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에 신경을 써야 된다"며 우회적으로 사퇴가 해법임을 충고했다.

 

박 변호사는 사법부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사법관료화'를 꼽았다. 하지만 그는 "사법관료화라는 말은 아주 오래 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주장해 왔는데 그게 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사법부에) 사법관료 얘기만 하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사법부"라고 주장했다.

 

오래된 문제임에도 아무도 못 건드리고, 고치지도 못한 것에 대해 박 변호사는 주저 없이 "그건 법원의 태도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사법관료화를 없애라고 하면 국민들은 싫어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책임은 (법관인사관료화를 개혁하지 않는) 사법부에 있음을 겨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2009.03.19 19:22ⓒ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박재승 #신영철 #사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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