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사 대웅전 앞마당의 돌탑과 소나무
이승철
등산로는 범종각 옆으로 나있었다. 이곳에서부터는 가파른 산길이다. 20여 분 올라가자 다양한 모양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나타난다. 바위들의 표정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고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다.
바위산 수락산에서 만난 다양한 표정의 바위들능선길에서 만난 '곰보바위'도 그랬다. 바위면이 곰보처럼 움푹움푹 파인 곳이 많아서 곰보바위라고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오른편과 왼편에 두 개의 얼굴이 보인다.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얼굴이었다.
그렇게 다양한 표정의 바위들을 넘고 틈바구니를 지나 오르다보면 도솔봉이다. 도솔봉 능선에 오르는 길은 그 모양이 매우 이국적이다. 도솔봉에 올라 바라보는 서울 동북부 풍경이 전에 몇 번인가 밤에 올라 바라보았던 풍경하고는 사뭇 다르다.
여기서부터 주봉까지 가는 길은 능선길이다. 높고 낮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수많은 바위와 봉우리들을 만난다. 산 전체가 바위산인 수락산 만큼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이 많은 산도 드물 것이다.
투구바위, 철모바위, 곰바위, 공룡바위, 종바위, 계란바위, 양파바위, 소녀바위, 하강바위, 기차바위, 가면바위, 남근바위. 그런데 남근바위는 자세히 살펴보니 요리사 모자 같은 모양이어서 이름을 바꿔주었다. 오르내리는 능선길의 모습도 다양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느 가파른 바윗길에는 매끄러운 바위면에 쇠못을 박아 놓고 양쪽에 쇠줄 손잡이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전에는 그냥 밧줄을 걸어놓아 붙잡고 오르내리던 곳이다. 쇠못을 밟고 오르내리기가 조금 편리하긴 하지만 혹시 그 쇠못을 잘못 밟아 삐끗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