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옥.
김주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들은 현 정권의 출범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자기 집안 살림은 자기들이 가장 잘 안다. 이번 대법관의 이메일 재판 압력 사건을 좌파 판사들의 내부 기밀 유출과 좌파 언론의 터무니없는 공세로 규정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만일 <조선일보>가 그런 특종감을 입수한다면 절대 보도하지 않고 감추겠다는 고백이나 진배없다. 이명박 정권 출범에 지대한 공을 세운 그들의 역할로 볼 때, 아마도 조중동은 이번 KBS의 이메일 압력사건과는 비교도 안 될 치명적인 특종거리를 수없이 입수하고도 고의적으로 은폐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들이야말로 현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무능한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집단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내공과 밑천을 아는 그들로선 겉으로 우왁스럽게 밀어붙이면서도, 속으론 어느 순간 한 방에 뒤집어질지 몰라 전전긍긍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우 진압된 촛불도 그렇다. 어청수와 김석기라는 단순무지한 경찰총수의 '무대뽀' 충성으로 간신이 불을 꺼놓긴 했지만, 이게 다시 타오르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광고주에 대한 언론소비자의 불매운동은 밥줄에 대한 그들의 위기감을 극대화시켰다. 총력을 다해 불법으로 규정해놓긴 했지만, 그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판결이며,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논리임을 그들 스스로도 아는 것이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판결이 이후 수없이 뒤집어진 사례들이 증명해준다.
조중동은 알고 있다. 현 정권의 내공이나 실력으로 보아 자칫 민중항쟁이 일어나거나, 그걸 피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레임덕이 올 수밖에 없으며, 그 땐 모든 상황이 반전되리라는 것을….
방송과 뉴미디어 시장 이동... 제 밥그릇 챙기기 혈안된 조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