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시내버스 전면개편을 알리는 글이 버스에 붙었다.
한미숙
대전시내버스 노선이 전면적으로 개편된 지가 지난 연말쯤이었다. 두어 달이 지나는 동안 버스 정거장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노인들의 불만이 자주 터졌다. 어르신들은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원~ 지럴허구 잘 댕기는 버스길을 바꿔났어 그래."
"내가 00버스를 타면 한번이먼 가는디, 길을 멫번씩 타라구 그랴~. 길을 바꿔농께 엄청 불편시러."
노선이 개편되기 전에는 한 시간(60분)안에 환승 할 수 있었고, 개편 후에는 한 시간 20분(80분)까지 환승할 수 있다. 그래도 버스를 타고 한번에 갈 수 있는 길을 두 번에 나누어 타는 것은 번거롭다.
새로 바뀐 버스 노선특징의 하나는 노선의 길이가 짧아졌다는 것이다. 빙 돌거나 주요 도로가 아닌 곳으로 가는 길은 빼버렸다. 그리고 또 하나는 버스의 외부 색깔이 빨간색과 파란 색으로 바뀐 것이다.
색이 바뀐 버스를 타보면, 새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이전에 타고 다니던 입석버스에 도색을 한 것이 대부분이다. 겉으로 보면 산뜻한 새 차이건만, 안에 들어가서 보면 노선이 바뀌기 이전의 버스이다.
최근에 정비라는 말을 자주 듣고 산다. 4대강을 정비하고 방만한 운영을 정비하고, 방송법을 정비하고, 인터넷공간이 어지럽다고 정비하겠다고 달려든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 사방에 널린 것이 정비할 것투성이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