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지에는 홍어를 비롯해 전복, 화과, 산낙지, 견과류, 과일, 쇠고기, 한라봉, 떡 등이 푸짐하다. 남도의 인심이 넘쳐난다.
조찬현
결혼 하루 전 이바지를 나누는 것은 전라도 지방의 일반적인 풍습이다. 신랑과 신부 양가에서는 서로 이바지 음식에 정성을 듬뿍 담아 보낸다. 떡, 한과, 쇠고기, 생선, 홍어, 과일 등등 9가지 정도의 품목을 보낸다.
이때 신부댁 번거롭지 않게 한다며 이바지음식을 신부댁에서 직접 가져온 신랑에게 결혼소감을 물어봤다.
"아무 생각이 없어요." 신혼의 단꿈으로 행복감에 젖어 마냥 들떠 있어야할 새신랑이 부담감 때문인지 싱거운 대답을 했다. 하기야 내심 좋으면서도 처음 당하는 큰일에 초조함과 부담감도 클 것이다.
"어~ 이건 뭐야!"
책상 위에는 호주달러가 놓여있다.
"그럼, 그렇지!"
아무 생각이 없다던 신랑 녀석은 나름 준비를 다 해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