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이용으로 교통비 줄이기

등록 2009.03.13 13:56수정 2009.03.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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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에 앉아 미터기를 봤다. 엔진오일을 갈 때가 됐다. 정비소에 가긴 가야 하는데, 12살이나 먹은 자동차. 혹시 탈난 곳은 없을까?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다행히 고칠 곳은 없었다. 하지만,

 

"타이어 교체할 때가 됐어요. 여기 보이소. 많이 닳았지요."

"그러네요. 가격이 어떻게 하지요?"

"개 당 12만원합니다."

"그렇게 비싸요? 몇 년 전에 7만원에 간 것 같은데요."

"그동안 많이 올랐습니다."

 

헉! 올라도 너무 올랐다. 그렇다고 가족의 안전을 담보하는 자동차라 아니 가릴 수도 없다. 해서, 일단 두 개만 교체를 했다. 하긴 오른 것이 타이어뿐일까?

 

장바구니 물가는 더하다. 전에는 슈퍼에 콩나물 500원어치를 사면 한 번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500원치 달라는 것 자체가 머쓱해지고, 1000원치 사 봐야 그 양도 얼마 되지 않는다. 식용유, 밀가루, 설탕 등 기본적인 생필품부터 공산품가격에 관리비, 가스비 등 각종 세금까지 야금야금 오르기만 한다.

 

하지만, 남편의 월급은 올해 동결되었다. 내년에는 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은 없다. '잡세어링'의 바람을 타고 삭감될 확률이 높다. 그렇게 고통 분담한 비용이 정말로 제대로 된 '일자리창출'에 기여한다면 분명 보람된 일일 것이다.

 

헌데, 한 편으로는 제대로 된 일자리 나누기는 되지 않고, 전체적인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낮추는 명분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아무튼 현실은? 소득이 정체되거나 아님 감소하는 요즘, 오르는 물가를 감당하려면 서민들은 졸라맨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밖에 없다.

 

해서, 오른 기름 값에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 싶어 대중교통이용을 늘리기로 했다. 외환위기 때 있는 사람들은 오른 기름 값을 즐길 수 있었겠다. 이놈 저놈 다 차를 끌고 다니는 통에 차가 막혀 갑갑했는데, 빵빵 뚫리는 도로를 보면서 운전할 맛 난다고. 하지만, 서민들은 사정이 다르다. 돈 들어올 구멍은 빤한데, 기름 값이 오르니 자가용을 마음껏 부려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차가 없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면, 차가 생긴 이후에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을 또 당연하게 여겼다. 차가 그냥 굴러가는 것은 아니어서 많이 부려 먹을수록 밥도 많이 줘야 하는데, 그 밥을 내가 밥을 먹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다. 내 경우는 그랬다. 차를 구입할 당시에 아이가 어려서 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했는데, 아이가 큰 이후에도 습관처럼 계속 차를 이용했다.

 

그러다 불황기에 기름 값을 아껴보자는 마음으로 대중교통이용을 늘렸다. 이것이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일단은 경제적으로 교통비가 반으로 줄었다. 한 달에 10만원은 아낄 수 있다. '티끌 모아 태산' 이라고 1년이면 120만원, 5년이면 600만원 적지 않은 금액이다.

 

또, 주차를 하러 식당을 가도 사실 몇 발자국 더 걷는다고 부득불 최대한 가까운 곳에 주차하는 것이 운전자의 심리다. 해서, 차를 운행할수록 아무래도 '공중부양'된 삶을 살게 된다. 걷는 것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데, 오죽하면 만보기를 사면서까지 걸으려고 얘를 쓰겠는가? 대중교통을 이용할수록 걷는 양이 많아지기에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물론,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무거운 짐이 있을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해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경우다.  그럴 경우에도 운전 못하는 남편은 피곤해서 잠이 든 경우를 제외하면, 조수석에서 '안전운전'을 강조하며 자신이 운전하듯 연신 전방을 주시하며 잔소리를 한다. 또, 운동신경이 둔한 나는 열심히 운전에만 몰두한다. 그 때 아이는 엄마의 안전운행에 방해가 될까봐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다.

 

 지난 주말에 지하철을 이용해 세 식구가 시내서점으로 나들이를 갔다. 가는 내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더구나 복잡은 시내에서 주차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었고, 주차비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여유로웠다. 또, 지하철 요금을 지불하면서 대구시 재정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메탄가스 발생 줄여서 환경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이라도 아껴보자고 자가용 운행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렸다. 긍정적 마인드로 본다면, 분명 '차 굴리지 않는 즐거움'이 있다.

덧붙이는 글 | '불황이 000에 미치는 영향' 응모글

2009.03.13 13:56ⓒ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불황이 000에 미치는 영향' 응모글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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