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사는 이익집단, 시흥시청은 무능"

"순수한 시민들이 강렬한 투사되다"-(2)

등록 2009.03.13 11:17수정 2009.03.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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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했다. 보통의 단체들을 보면, 회장들이 바뀌는 것은 부지기수였다.그러나 시흥능곡G센트럴시티연합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강렬하고 건실해' 진다. 
 

 이덕용 시흥능곡G센트럴시티연합회 회장<오른쪽>과 김재두 신안입주자협의회 부대표
이덕용 시흥능곡G센트럴시티연합회 회장<오른쪽>과 김재두 신안입주자협의회 부대표 김영주
이덕용 시흥능곡G센트럴시티연합회 회장<오른쪽>과 김재두 신안입주자협의회 부대표 ⓒ 김영주

그 중심에 있는 이덕용 시흥능곡G센트럴시티연합회 회장(39)과 김재두 신안입주자협의회 부회장(40)을 만났다. 내가 보기에 둘은 찰떡궁합이다. 이덕용 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김재두 회장은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둘이 관련 기관과 협상테이블에 앉으면, 서로 방패와 창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다.

 

시흥능곡G센트럴시티라는 마을 명은 연합회에서 결정했다. 보통의 마을 명은 시흥시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합회의 의견을 존중했다. 연합회는 여러 가지 이름중 투표를 통해 '시흥능곡G센트럴시티'라는 이름을 결정했다.

 

이유는 단순하지만, 명확했다. 능곡지구의 콘셉트가 'G센트럴시티 녹색심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이름으로 각종 분양을 통해 입주자들을 모았다. 김재두 회장은 "당초 콘셉트대로 하라는 취지에서 G센트럴시티로 정했어요. 능곡지구를 보면 정말 콘셉트와는 많이 다르죠. 그래서 마무리 작업이라도 그에 걸맞게 하라는 강한 의지와 주민들의 절실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 이었다"고 설명했다.

 

시흥능곡G센트럴시티는 지난해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현재 2,220세대 약 37.4%가 입주해 있다. 입주율이 떨어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거시적으로는 경제상황이 주요 이유지만, 아직 입주자들이 편히 살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

 

우선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당장 시내를 나가려해도 2시간 이상은 필요하다. 일부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경우 '답답함'을 비롯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거대한 도시 안에 갇힌 느낌 때문일 게다.
 

 어떻게 이럴수 있죠?
어떻게 이럴수 있죠?김영주
어떻게 이럴수 있죠? ⓒ 김영주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물었다. 이덕용 회장은 "경사로, 도보, 도로, 39번 교통체계, 차선, 청소년수련관 부지활용문제, 표지안내판, 가로등, 치안문제 등 각종 기반시설들에 대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치안문제"라고 지적했다. 순찰차가 들어오긴 하지만, 방범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 관할 지구대를 요청했지만, 계획에 없고, 인근 장곡지구대에서 능곡지구까지 관할하기에는 어려운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아직 아파트와 상가 등의 입주 율이 떨어져 도시 전체가 어두워 CCTV 설치를 요구했지만, 이 또한 계획에 없는 현실"이라며 "능곡지구의 중앙공원에는 아직 관리자가 없어 버려진 오토바이 등이 나뒹굴어져 있고, 육교위에는 깨진 술병이 이리저리 난잡하게 버려져 사고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입주한 사람들이 치안문제로 떨고 있다면, 입주예정자들은 입주 시기를 앞두고 고민하고 있다. 현재 입주예정자들은 시행사들과 입주기간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덕용 회장은 "집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정해진 입주기간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연체료 부담이 있어 입주기간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신일, 자연앤 입주예정자들이 현재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보통의 경우 시행사는 40-45일 정도의 기간을 준다고 한다. 시흥능곡지구, 김포 장기지구 등의 자연앤연합회는 90일 정도의 입주기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흥능곡G센트럴시티에 입주한 아파트는 엘드, 우남, 신안, 주공 등이며, 4월부터 자연앤, 신일, 주공 등이 추가로 입주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은행들과 대출금을 협의하는 일도 한다.

 

 시흥시 첫 시정정책토론회가 개최돼 능곡지구의 현안인 열병합발전소, 지역난방, 공영차고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시흥시 첫 시정정책토론회가 개최돼 능곡지구의 현안인 열병합발전소, 지역난방, 공영차고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김영주
시흥시 첫 시정정책토론회가 개최돼 능곡지구의 현안인 열병합발전소, 지역난방, 공영차고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 김영주

원래 새 택지지구이니 만큼 불편함이 있는 것은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 고 물었다. 그러자 김재두 부회장이 대답했다. "그렇긴 하지만 능곡지구는 해도 너무하다. 공원청소는 제대로 안되고, 순찰차는 한 대 잠깐 돌고, 정말이지... 임시 동사무소의 경우도 주민들이 부시장 등의 면담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주민들이 요구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 전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근본적인 문제는 능곡, 장현, 목감을 하나의 택지지구로 봐서 플랜을 세워야 하는데 능곡을 세우고 장현, 목감을 세우다 보니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공영차고지, 열병합발전소, 하수처리장, 연성역 출입구 문제 등으로 볼 때 플랜을 세워 도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막가파 식' 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각종 혐오시설물을 능곡지구에 모두 건설해 놓는 장현, 목감지구의 시범도시이자, 지원도시로 전락시키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를 찾아 각종 문제점 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항상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를 찾아 각종 문제점 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항상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영주
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를 찾아 각종 문제점 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항상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 김영주

김재두 부회장은 "능곡, 장현, 목감지구 150만평을 한 시행사가 아닌 주택공사, 토지공사가 서로 나누다보니, 사업협조가 안돼 개발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며 "입주를 앞두고 상수도 문제도 해결이 안 될 뻔했다"고 지적했다. 

 

각종 문제에 있어 '시장의 부재'를 심각하게 느꼈다는 이덕용, 김재두씨는 "연합회가 건실해 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각 아파트별 개인 문제가 아닌 공동의 문제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아 단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시흥G센트럴시티연합회 힘의 원천...'단합'
시흥G센트럴시티연합회 힘의 원천...'단합' 김영주
시흥G센트럴시티연합회 힘의 원천...'단합' ⓒ 김영주

특히 연합회에서 매년 봄, 가을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답합할 수 있는 특징이 되었다. 그동안 4회를 개최했으며, 행사때마다 4백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온라인은 물론 매월 정기모임을 하다보니, 서로 직업이 무엇인지, 가족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파악하게 된 것도 가장 큰 성과이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이게 돼 정보력, 추진력 등이 조화롭게 이루어졌다.

 

즉 연합회는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만 끝내지 않는다.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 오히려 공무원들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주민들의 동향을 파악한 뒤, 사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힘들지 않느냐, 는 지적에 대해 이덕용 회장은 "직장일과 병행하다 보니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어떠한 일을 하던 옆에서 든든히 지켜주는 입주자들이 함께 있었다"며 "각종 면담과 집회에서 늘 힘찬 성원이 뒤따랐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개최한 촛불문화제
주민들이 스스로 개최한 촛불문화제 김영주
주민들이 스스로 개최한 촛불문화제 ⓒ 김영주

이어 "공영차고지 및 열병합발전소 계획 철회, 연성역 출입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쉬고 공무원들은 쉬지 않는 5월 1일 노동절에 촛불문화제를 했던 기억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신일 시행사 부도, 우방 시공사 문제로 입주지연이 되고 있는 점 등은 안타깝다"며 "5월 능곡지구로 입주하게 되면 연합회 활동을 더욱 활발히 해 동호회 차원이 아닌 능곡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로 질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가장 큰 바람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능곡지구 내 분양, 임대 아파트 주민들간 사회적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치열하게 협상을 벌여온 토지공사와 시흥시청을 어떻게 생각하냐, 고 물었다. 그러자 이덕용, 김재두씨가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토지공사는 이익은 다 챙기고 부실공사를 하는 이익집단이고, 시흥시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무능력함을 갖추었지요" - 말 그대로 순수한 시민들이 강렬한 투사가 되게 한 원천인 셈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컬쳐인시흥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능곡지구 #시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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