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상암동 LG텔레콤 본사에서 LG텔레콤에 입사한 새내기 이동빈, 김민주, 이종혁(왼쪽부터) 직원이 사원증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유성호
"지난 여름 다른 대기업에 합격했는데, 이곳 LG텔레콤 인턴으로 왔죠." "인턴기간 동안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대기업 최종면접이 몇 개 있었는데, 다 포기했어요."순간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고용 빙하기' 상황에서 정규직 입사를 포기하고 인턴을 선택했다는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6일 서울 상암동 LG텔레콤 본사에서 만난 새내기 직원들은 "인턴 활동 후 지난해 11월 입사했다"며 "잘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경영관리실 빌링팀의 김민주(26)씨는 "좋은 기업에 합격하고도 일이 맞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며 "인턴을 하면서 나에게 맞는 회사인지 경험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쏟아지는 인턴제도 아래였다면 김씨의 선택은 '오답'일 터다. 인턴만 전전한다는 '인턴세대'의 운명을 비켜가기 쉽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인턴 중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LG텔레콤의 인턴제도는 달랐고, 김씨의 선택은 '정답'이 됐다.
LG텔레콤 인턴제도는 정규직 입사의 마지막 과정최근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확산되고 있는 인턴 제도가 임시직만 양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LG텔레콤의 인턴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인턴은 단순히 경력 쌓기·직장체험을 위한 게 아니라, 정규직 입사의 마지막 과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여름부터 공채제도 대신 인턴제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채용규모는 회사의 채용계획에 따라 40~100명이다. 인턴 채용 과정은 기존 공채제도와 마찬가지로 2차 임원면접까지 볼 정도로 엄격하게 진행된다. 또한 인턴으로 활동하는 40~45일간 지방거주자에게 거주비를 지원하는 등 인턴 채용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LG텔레콤이 이러한 인턴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기존 신입사원들의 이직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일부 신입사원들은 애사심이 강하지 않았고,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다며 나가는 신입사원도 있었다.
인턴제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지연 인사팀 대리는 "구직자들이 인턴제도를 통해 LG텔레콤 직원들의 열정과 내부 역량을 느끼게 해, LG텔레콤의 매력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인턴제도가 정규직 채용의 마지막 단계라고 해서, 인턴 중 일부 성적우수자만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지연 대리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면 모든 인턴이 채용될 수 있다"며 "정규직 전환률이 80%가 넘었던 인턴기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인턴제도 도입 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 여름 인턴 경쟁률이 127대1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재가 몰렸고, 신입사원 이직률이 업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원 홍보담당 상무는 "인턴제도로 신입사원들의 직무 만족도가 높아졌고, 그들이 역량을 발휘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짧아져 조직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회사와 인턴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인턴제도의 성과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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