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배들은 같으면서도 구조가 조금씩 다른 것 같은데 뭣을 잡는 배인가요?
"저기 선체 앞에 둥그런 통에다 뭔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줄을 감아 놓은 배들 있지요. 그거 달린 배들은 주꾸미하고 꽃게를 잡는 배이고, 여기 가까이 있는 배들은 바닥에서 고깃배들이 잡아놓은 생선을 운반하는 배입니다. '운반선'이라고도 하고 '개똥배'라고도 하지요.
꽃게와 주꾸미도 아무 때나 잡는 게 아니라 여름에는 꽃게를 잡고, 봄에는 주꾸미를 잡습니다. 주꾸미가 많이 잡혀야 값도 내려가고 좋을 텐데 잘 잡히지 않아 걱정입니다. 1kg에 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하던데···. 많이 잡히면 좀 내려가겠지요."
- 지금도 꽃게가 나오던데 여름에 잡는다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예, 지금 시장에 나오는 꽃게는 여기에 있는 작은 배가 아니라 큰 배들이 잡아오는 것이고요. 작은 배들은 여름에 잡습니다. 그리고 군산에 있는 배들보다 섬에 있는 배들이 작업을 더 많이 합니다."
- 그럼 섬사람들도 그날 잡은 생선을 군산으로 가져오나요?
"아닙니다. 섬에서 잡는 꽃게나 생선은 비응도나 마령으로 갑니다. 여기에는 위판장이 없거든요. 해망동 수협에서는 큰 배들이 잡아오는 것만 위판하기 때문에 작은 배들은 그쪽에서 하는 겁니다."
- 그럼 이 배들은 생선을 육지로 실어오는 역할만 하고 작업은 하지 않나요?
"아니죠. 이 배들도 작업을 합니다. 통발을 이용해서 우럭이랑 놀래미랑 잡고, 등이 돌처럼 단단하고 꽃게보다 조금 작은 '독게'도 잡거든요. '박하지', '뻘떡기'라고도 하는데요. 탕을 끓여도 맛이 쥑여주지만, 간장게장을 담그거나 양념게장을 잘 무쳐놓으면 꽃게보다 더 맛있습니다."
인터뷰는 짧았으나 유익했는데요. 배가 바다에 나갔을 때 바람이 불어도 한쪽으로 넘어가지 말라고 쳐놓은 보호막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배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더군요.
해망동 부둣가 구경을 마치고 자주 다니는 공설시장에 들러 구운 김 세 봉지를 사서 돌아왔는데요. 얼추 계산해보니까 출발에서 도착할 때까지 여섯 시간 동안 6km 넘게 걸어 다닌 것 같더군요. 그래도 몸이 가볍고 마음도 상쾌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http://www.shinmoongo.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3.11 10:0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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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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