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화의 깊은 숲
이승철
그림의 숲속에는 나무와 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림 속에는 폭포가 있고, 시냇물이 있고, 사람과 동물들이 있었다. 그런데 옷을 입지 않은 전라(全裸)의 여인이 동물들과 대화라도 하는 듯 평화롭게 어울린 모습이 마치 동화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속에는 나무와 꽃 종류도 많았지만 동물들의 종류도 다양했다. 미인과 대화라도 하는 것 같은 동물들은 개와 얼룩말, 원숭이, 토끼, 앵무새, 기린 사슴, 코끼리 등 순한 동물들도 있었지만 사자와 호랑이, 표범 같은 맹수들도 있었다.
그림은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 옷을 입지 않은 여인이 동물들과 다정하게 어울린 모습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동화를 떠올리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커다란 화폭에 그려진 그림들은 아름다운 숲속 풍경을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관람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발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