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갓으로 담근 갓김치. 입맛을 돋워주는데 제격이다.
이돈삼
돌산도는 한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드물다. 이번 겨울에도 아침 기온이 영하 밑으로 내려간 날이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란다. 눈 구경도 어렵다. 이런 푸근한 날씨와 짭짤한 바닷바람 그리고 황토흙이 갓 재배의 적지로 만들어주었다.
옛날엔 돌산갓으로 담근 갓김치가 임금님 밥상에도 자주 올랐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톡 쏘는 맛 때문에 갓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톡 쏘는 맛이 느껴지는 적색 갓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성장속도가 느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지금 돌산도에서 주로 재배되는 갓은 청색 갓이다. 쏘는 맛이 덜하고 씹는 맛은 좋다. 젊은이들은 좋아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 중엔 톡 쏘는 맛이 강한 적색 갓으로 담근 곰삭은 갓김치 맛을 못 잊어 하는 이들도 많다.
죽포리에 가면 여수농협에서 운영하는 돌산갓김치공장이 있다. 선별과 세척에서 배합·포장까지 엄격한 설비와 위생관리 그리고 제조방식으로 갓김치를 담그고 있는 곳이다. 화학조미료 대신 표고버섯 가루로 맛을 낸다. 견학 신청을 하면 일부 제조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