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이 오히려 가해자" 민주 맞불작전

국회 폭력 2라운드 돌입... 야당, 차명진 의원-보좌진 고발

등록 2009.03.05 18:25수정 2009.03.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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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차명진 의원 폭행 사건은 오히려 "민주당 당직자가 피해자"라며 사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차명진 의원 폭행 사건은 오히려 "민주당 당직자가 피해자"라며 사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남소연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차명진 의원 폭행 사건은 오히려 "민주당 당직자가 피해자"라며 사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벌어진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 폭행 사건'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5일 폭행 사건 당시 사진을 공개하면서 "차명진 의원이 오히려 가해자"라고 적극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6일 차 의원과 신원불상의 한나라당 보좌관 다수를 형법상 상해, 특수폭행, 특수치상죄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키로 했다. 차 의원이 민주당 신아무개 부국장을 고소한데 맞불을 놓은 셈이다.   

 

'국회 폭력 엄단' 방침을 밝힌 법무부와 검찰의 조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민주당이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누가 처음 주먹을 휘둘렀느냐"는 원인 제공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4일 차 의원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벌써 마친 상태다.

 

노영민 대변인 "차 의원 넘어진 것은 폭행 동작 때문"

 

민주당은 이날 <뉴시스>, <노컷뉴스> 등 언론사가 촬영한 현장 사진 5장을 증거로 제시하며 "우리가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제출한 사진 속에는 차 의원이 민주당 당직자를 밀치며 주먹을 쥐고 있는 장면과 얼굴을 향해 주먹을 뻗고 있는 장면 등이 들어있다.

 

또 뒤에서 목을 졸린 차 의원이 손가락으로 민주당 당직자를 가리키는 사진과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당직자 신아무개 부국장의 입원 사진도 공개했다. 정형외과에 입원한 신씨는 오른팔에 깁스를 했고, 오른쪽 다리에도 피멍이 든 상태다.

 

노영민 대변인은 "현장에서 차명진 의원과 한나라당 당직자, 보좌진이 가해자로 알려진 민주당 신씨에게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달려들어 얼굴과 가슴을 짓밟고 집단 폭행을 가했다"며 "우리 쪽 당직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차 의원의 목을) 붙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차 의원이 넘어진 것은 우리 당직자를 폭행하는 (자신의) 동작에 의해서다"고 덧붙였다. 차 의원이 스스로 넘어지면서 다쳤다는 것이다.

 

노 대변인은 또 "차 의원이 목을 붙잡힌 상황에서 손가락으로 표시를 하는데, 목을 붙잡힌 상황에서는 절대 이런 표현을 할 수 없다"며 "우리당 당직자가 폭행사건의 피해자"라고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이 '차명진 폭행 사건'을 적극 방어하고 나선 이유는 검찰 수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이 가해자로 지목한 신씨를 형사처벌할 경우 민주당은 꼼짝없이 '폭력정당'의 오명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

 

또 지난 3일 김경한 법무부장관이 "국회의원 위해사범을 구속수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민주당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지시를 받는 검찰이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을 옭아맬 것이라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하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듯 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법무부와 검찰을 성토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5일 오전 최고정책회의에서 "왜 법무부장관은 원인제공자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민주당만 시비 걸고, 민주당 당직자들만 거론하느냐"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여야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경찰이든 검찰이든 특정 정당을 비호하고 공안정국으로 야당을 탄압하면 민주당은 분명히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명진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원인제공자가 어떤 원인을 제공했고, 그것으로 인해 어떤 불상사가 생겼는지 검경은 확실히 조사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정 대표는 4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도 "왜 폭력이 유발됐는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는 분명히 따져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폭력 유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분명히 밝혔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민주당 보좌관과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당해 통증을 호소하며 의무실로 향하고 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민주당 보좌관과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당해 통증을 호소하며 의무실로 향하고 있다.남소연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민주당 보좌관과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당해 통증을 호소하며 의무실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민주당은 자해공갈단이냐"

 

민주당의 반박에 한나라당은 다시 발끈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폭력정당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며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야만스런 폭력 사태를 자의적 증거와 해석으로 물타기해 정치공방꺼리로 삼으려는 태도는 폭력정당의 수법"이라며 "자해공갈단식 뒤집어씌우기"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민주당은 사실관계를 둔갑시키지 말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4일 차 의원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마친 검찰은 신씨에게 6일 오전에 나와 달라는 소환통보를 보냈다. 앞서 신씨는 검찰로부터 1~2차례 소환통보를 받았으나 나가지 않았다. 검찰은 신 국장이 계속 출두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출두를 거부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 대변인은 "신 부국장이 정상적인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기를 해달라고 구두로 요청한 것" 뿐이라는 얘기다. 이어 그는 "신 부국장에 대해서 검찰이 서둘러 소환하려는 것은 야당탄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현장 CCTV를 분석해 폭행에 가담한 사람을 추가로 가려낼 방침이다. 또 현장 목격자를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2009.03.05 18:25ⓒ 2009 OhmyNews
#차명진 #민주당 #국회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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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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