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문은 없애려하고 실용학문만 살리려고 하는 대학의 풍토를 비판한 만화다.
최인수 시사만화방
친구들끼리 막 토론을 하고 있는데 올해 철학과에 입학한 후배가 갑자기 "선배, 그럼 철학과 없어지는 거예요?" 라고 물었다.
"철학과 하면 취직이나 실용적인 목적보다 책 읽고, 글쓰고, 토론하고 뭐 이런 거 아니에요? 근데 계속 그렇게 하다가는 철학과 올해 없어지지 않을까요? 이제 갓 철학과에 들어왔는데 저는 졸업할 수 있을까요? 선배, 정말 제가 다닐 때 철학과 없어질까봐 두려워요."필자는 이런 질문을 하는 새내기에게 명확한 답을 줄 수 없었다. 열심히 토익 점수를 올려서 철학과가 학과 평가제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노력하자고 할 수도 없었다. 또 철학 공부를 하러 온 후배에게 다른 과로 옮기라고 할 수도 없었다.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하소연을 하러 온 후배가, 필자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오빠, 이런 사실을 기사로 써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순수학문이 대학사회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 그리고 수업조차 학교의 결정에 순응해야 하는 현실에 대해서 부당하다는 것을 알려줘. 기사에 내 이름 써도 된다. 나도 주위 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릴 테니 오빠는 기사나 열심히 써주라!"
기사에 후배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후배의 뜻이 널리 알려지기를 필자도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와 프로메테우스에도 송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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