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라 공시지가도 게 껍데기 만큼이다!"

미리 가본 GS칼텍스 공익개발 후보지 '장도'

등록 2009.03.02 11:33수정 2009.03.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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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 예정인 장도, 망마산 일원 시설 배치도.
GS칼텍스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 예정인 장도, 망마산 일원 시설 배치도.GS칼텍스

우리나라 전 국토가 개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섬 '장도(長島)'도 개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장도 주변은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에 있다. 장도 왼편 웅천지구는 여수시가 호텔, 종합병원, 콘도, 해변 친수 공간 등 해양관광레저 지구로 개발 중에 있다. 또 장도를 포함해 정면의 망마산 자락에는 문화ㆍ예술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GS칼텍스가 펼치는 1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오는 7월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장도는 섬 전체가 '아트 커뮤니티' 개념이 도입된 상설전시장, 아뜰리에, 카페 등의 예술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개발 발표에 따른 외형적인 분위기일 뿐, 미리가 본 장도는 조용하고 을씨년스럽기 까지 했다. 현재 장도에 사는 사람이라 해봐야 고작 5가구 10명. 그렇다면 장도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대규모 개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여수시 웅천동 장도.
여수시 웅천동 장도.임현철

"섬이라 공시지가도 게 껍데기 만큼이다!"

지난 달 28일 찾은 장도 바닷가에는 아낙들이 조개를 캐고 있었다. 해안에서 만난 정재권(64) 씨는 장도 개발에 대해 "개발은 발표됐는데 아직 움직임이 없어 잘 모르겠다."며 "정말 개발이 될 거 같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 씨는 "다 늙은 사람들이 철거되어 육지로 나가봐야 먹고 살 게 없다. 노가다를 할 거냐? 뭐할 거냐?"며 "섬이 개발되더라도 우리는 섬에서 그냥 조개 캐고 어장하며 계속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땅값 변동에 대해서는 "섬이라 공시지가도 게 껍데기 만큼이다. 섬에 사는 사람들은 땅값 보상 받고 나가봐야 어디 갈 데가 없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년 전인가? 평당 5만5천원에 팔린 후, 아직까지 거래는 없다. 개발 발표 후 땅값이 최근 25만원으로 뛰었다."


 장도 마을. 주민은 5가구에 10명 뿐이다.
장도 마을. 주민은 5가구에 10명 뿐이다.임현철

아직 철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에게 땅 소유 현황에 대해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개발 예정지구는 미리 정보를 입수한 투기꾼들에 의해 사전 매입이 극성을 빚었던 예를 수없이 봐 왔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섬들은 외지인 소유가 넘치는데 장도는 어떤지 확인했다.

"이 섬은 외지인 소유는 거의 없다. 90%가 섬사람들 것이고, 10% 정도만 외지인 소유다. 요 앞에서 사업하는 모씨가 동네 사람 소개로 땅을 몇 천 평 샀고, GS칼텍스에 다니는 사람도 8년 전인가 땅을 샀을 뿐이다."

정재권씨는 철거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들은 바 없다"면서도 반신반의 하며 "부지 매입은 여수시가, 시설물 설치는 GS칼텍스가 하기로 했으니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여수시에 따르면 "아직 철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랜드마크적 문화예술 기반시설이 조성될 것이다"고 하니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용산 철거민들 상황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장도에서 본 웅천택지개발 지구 모습.
장도에서 본 웅천택지개발 지구 모습.임현철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거뉴스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블로거뉴스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사회공헌사업 #장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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