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협호도협
이형덕
티나 하우스에서는 위롱쉐샨(玉龍雪山) 아래쪽의 계곡과 '중도협' 을 조망할 수 있는 경점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놓여 있었다. 입장료가 10위안인데, 오르내리는 계단이 부담스러워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은 웅장하고 아득했다. 다리 건너편에는 'Bridge Cafe'라는 예쁜 까페가 있었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
오후 2시경, 대절 버스를 타고 로우패스를 따라 호도협(虎跳峽)을 거슬러 갔다. 설산의 높은 길이 부담스럽거나 일정에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은 로우 패스를 차로 둘러보기도 한단다. 혹은 이곳에서 하이패스로 올라가 거꾸로 치아토우(橋頭)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도 하는데, 가장 힘든 28밴드의 가파른 길을 내려가게 되니 체력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한다.
로우 패스의 도로는 군데군데 낙석이 쏟아져 있거나, 울퉁불퉁 패여 있었다. 창밖으로는 계곡을 흐르는 거친 물이 내려다 보였다. 낭떠러지를 끼고 달리는 바람에 차창 쪽에 앉은 이들은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는 듯했다. 하이패스의 낭떠러지를 말 위에서 내려다보던 것보다 더 아찔하다고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차창 쪽으로 다가가니 차가 기운다고 만류할 정도였다. 고소의 두려움도 개인차가 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악 소리 시끄러운 리지앙으로 이틀에 걸쳐 걸어간 길을 차는 순식간에 되짚어 왔다. 아쉬워 자꾸 돌아보는 설산의 풍경이 멀어진다. 무심히 내달리던 차가 '장강제일만(長江第一灣)'이라는 곳에서 걸음을 멈춘다. 장강이 석고(石鼓)에 이르러 절벽에 부딪치며 큰 여울을 이루는 곳이다. 여행자들을 기다리는 좌판들이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이곳을 둘러보는 데에도 돈을 내야 한단다. 흐르는 강을 바라보는 데에도 돈을 내라는 상술에 정나미가 떨어져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정각사(正覺寺)라는 사찰에 들렀다. 아직 조경 공사 중인 사찰은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그곳에서 아까 보지 못했던 장강제일만의 원경을 볼 수 있었다. 거저 바라보는 경치라 그런지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음악소리 요란한 리지앙(麗江)으로 돌아오다
숙소의 순간온수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저녁식사부터 먼저 하기로 했다. 사방가 부근의 중국 식당에 들어갔다. 안내자의 추천으로 돼지고기 요리를 시켰으나 잉어 구이가 등장했다. 술도 두 번이나 다른 것으로 가져왔다. 가게에서 사다 먹기로 했다. 식당에서 30위안짜리 술이 가게에서 8위안이었다. 싸긴 하지만 중국에선 가짜 술이 기승을 부리니 가능한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사야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