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효산고 촛불졸업식 아이들은 촛불을 들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안준철
그렇게 대답하고 다시 무대로 눈길을 돌리는 아이를 따라 나도 무대로 눈길을 돌렸다. 마침 2학년 여학생들의 축하공연이 막 끝나고 자막에는 ‘영상편지’라는 글자가 보였다. 학부모가 자녀에게 띄우는 영상 편지였다. 후배들의 신나는 축하공연에 잠시 떠들썩했던 장내가 다시금 조용해지더니 음악과 함께 사회자의 멘트가 흘러나왔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변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을 세상에 내 보내준 부모님이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고귀한 생명을 주시고,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시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음도 주셨습니다. 하지만 공기가 많은 곳에서는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우리는 고마운 부모님의 존재를 잊고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일찍 부모님을 여윈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부모님이 남기신 가장 위대한 유산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 또한 기뻐할 일일 것입니다. 오늘 졸업식을 맞이하여 준비한 영상편지를 통해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