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같은 여름휴가 - 3산음 휴양림 계곡에서 마셨던 조 껍때기 술과 골뱅이 무침
송호근
우리 일행들은 시원한 얼음물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물에 모두들 발을 담근 채 어우러져 아이들 키우는 얘기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자기 가족만의 소박한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게다가 서로의 생각이 간절하면 언젠가는 무엇인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입을 모아 말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후 나는 물 속에 담갔던 발이 차가워져 밖으로 나와 아내의 손을 잡고 주변을 잠시 걸었습니다.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걷던 중 아내가 내게 물었습니다.
"근데, 당신 정말 무슨 '알바'를 했다는 거야? 그거 진짜야? 거짓말이지?""아, 그거! 사실은 그동안 '오마이'에 기사를 써서 모아둔 원고료를 받은 건대 휴가비로 쓰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비밀로 했던 거야! 왜, 당신은 신비주의 그런 거 몰라? 으흐흐흐"나는 못이기는 척 결국 아내에게 고스란히 실토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우연히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휴가비의 비밀을 생색내며 실토한 나와, 나의 실토를 추궁한 아내는 그만 순식간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깔깔거리며 한참을 실컷 웃었습니다.
이후에도 우리는 따스한 햇볕이 부챗살처럼 펼쳐 비치는 이른바 '무릉계곡'에서 놀았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계곡 물가에 모여 물싸움 놀이를 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저녁 무렵까지 오래도록 휴가를 즐겼습니다. 맛난 음식을 나눠먹으며 쉴 새 없는 이야기와 웃음꽃을 피웠던 그 여름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진짜 달콤했던, 꿀맛 같은 여름휴가였습니다.
'오마이'에서 지급해 준 원고료 휴가비 덕택에 가족들과도, 이웃들과도,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었던 참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덧붙이는 글 | 지난 2008년 7월 26~27(1박2일) 양평 산음휴양림 계곡에 휴가 다녀온 기억을 더듬어 쓴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때문에 생긴 일, '응모글' 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고양시에 걷기 좋은 길을 개척하기 위한 모임으로 다음 카페 <고양올레>를 운영하는 카페지기 입니다.
공유하기
'오마이' 원고료 받아 떠난 꿀맛 같은 여름휴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