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의 산불 희생자가 예상된다고 보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시드니 모닝 헤럴드> 인터넷판 화면
"가장 뜨거운 상태로 고정시킨 헤어드라이어 앞에서 하루 종일 서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어제 킹 레이크(King lake) 지역이 딱 그런 상태였습니다. 섭씨 45도가 넘는 폭염, 시속 100Km도 넘는 강풍이 몰아치는 악몽의 하루였습니다."
8일 아침, <채널9> '투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산불 피해자의 증언이다. 그가 증언하는 동안, TV화면 뒤쪽에 비친 유칼립투스 나무에는 아직도 불길이 남아있었다. 호주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호주의 산불은 계속 번지고 있다. 빅토리아 주 아바론 지역은 섭씨 49도를 기록했다.
"열흘 이상 계속되던 폭우가 이틀 정도 잦아들더니, 어제부터 거센 빗줄기가 다시 몰아치고 있습니다. 오늘이 최악의 사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통 물바다여서 헬기에서 구호품을 투하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역시 8일 아침, 퀸즐랜드 주 잉햄(Ingham) 지역에서 <채널7> '선라이스' 프로그램 리포터가 전한 물난리 소식이다. 우산을 받치고 있는 리포터의 뒤쪽에는 여전히 거센 빗줄기가 뿌리고 있었다.
두 가지 뉴스 모두 이날 침에 방영된 내용이다. 일요일 아침에 TV를 시청하던 호주 국민들은 "산불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방송사에 보내고 있다.
빅토리아 주 산불로 26명 사망 확인, 40명에 이를듯 호주에 산불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특이한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최근 북부 퀸즐랜드 주가 홍수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어제(7일)는 남부 빅토리아 주에서 산불 대재앙이 발생한 것. 호주 연방정부는 두 지역 모두 '자연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히 빅토리아 주에서는 어제의 산불로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나 8일 아침 <채널7>에 출연한 빅토리아 주 경찰정장은 "25명은 현재 확인된 사망자고, 실제는 4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25 people confirmed dead, police fear death toll could rise to 40)"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시간에 방송된 2UE 라디오 프로그램은 "사망자가 26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사망자들은 주로 대피 도중에 갑자기 바뀐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고 경찰 당국자는 밝혔다. 섭씨 47.9도의 폭염과 시속 100Km 강풍이 겹치면서 발생한 최악의 재앙이었다.
한편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존 브럼비 빅토리아 주 총리는 "어제의 재난은 최악의 상황이었다"면서 "현재 계속 번지는 산불 진화작업과 동시에 재난 지역의 이재민 구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새벽 3시에 캐빈 러드 총리에게 전화로 보고했다"면서 "러드 총리가 잠시 후에 빅토리아 주에 도착할 예정이며, 총리의 지시로 호주 육군이 산불 지역에 투입되기 위해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퀸즐랜드 물난리 지역 정원에 악어가 나타나기도 2월 6일 오전, 호주국영 abc-TV '블랙퍼스트'에 출연한 잉햄 지역 시장은 "지난 2주 동안 태풍이 2개나 지나갔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폭우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면서 "잉햄 지역은 이미 '자연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상태로 비가 그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잉햄 지역을 긴급 방문한 애나 블라이 퀸들랜드 주 총리는 "퀸즐랜드 주 물난리 피해 액수가 1억 달러(호주달러)를 넘어섰다"면서 "농작물의 피해도 엄청나지만, 무엇보다 집을 잃은 수재민을 위해서 긴급자금을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일 아침, 2UE 라디오 '토크 백 쇼'에 전화를 걸어온 퀸즐랜드 맥케이 지역 주민은 "어제 아침에 정원으로 나가보니 악어가 있어 깜짝 놀랐다"면서 "현재 5m 이상 잠긴 주택이 많아서 앞으로 그런 사태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퀸즐랜드 주는 해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수자원 고갈에 시달리다가, 올해는 엄청난 물난리를 겪는 자연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잉햄 지역은 기상청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지구에서 가장 더운 날 보낸 시드니 서부지역, 섭씨 47.9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