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연쇄살인범 강아무개씨가 사이코패스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의 의학적 명칭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인데,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상징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에게 '정신병'이 있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정신병(psychosis)은 대인관계 및 일상생활이 곤란하고, 직업을 유지할 능력이 떨어지며 망상과 환청과 같은 정신증적 증상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인격장애자'들은 대인관계와 일상생활에 이상이 없을 뿐더러 직업도 좋은 경우가 많고, 사회적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 많이 존재합니다.
'인격장애'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편집증, 히스테리, 강박증과 같이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인격장애도 있고, 회피성, 의존성 인격장애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인격장애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종류의 인격장애를 아우르는 특징이 있으니 그 특징은 자신이 이러한 성격들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잘못된 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점에 있습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그 사람을 이상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인격장애'를 10가지 정도로 나누고 있는데, 이 중 사회적으로 가장 해를 많이 끼치는 인격장애가 바로 사이코패스로 지목되고 있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입니다.
사이코패스, 대한민국 1%?일반적으로 미국의 경우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가 남자의 3%, 여자의 1%정도인 것으로 보아 중증 범죄인에게서 최소 5배 정도나 많이 발생합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의 비율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미국의 경우 감옥 내 죄수들 4명 중 3명이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보고도 있을 정도로 범죄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들의 관계는 끈끈하지만, 이들이 모두 범죄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민성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사이코패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이나 충동성을 교묘히 숨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강씨의 주변 인물도 그를 성실한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만 가령 아내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는다든지, 금전적인 문제로 심한 압박을 받는 등의 계기가 있으면 자신의 폭력성을 밖으로 드러내게 됩니다.
민성길 교수는 사이코패스의 다른 특징에 대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양심의 가책이 없다"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불안해 하지도 않고,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술이나 약물중독 등 뇌의 각성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충동적 감각을 추구하려 하고 법을 두려워할 수 있지만, 이것은 처벌의 고통을 싫어하는 것이지,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이코패스 가능성, 15세 이전에 알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