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사 전경산세에 폭 파묻힌 모습이 멀리서 앙증맞게 보인다.
손병옥
사실 지금의 청량사만 봐서는 대찰이었다는 예전의 규모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옛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암자에서 독경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면 온 산을 독경 소리로 뒤덮었다고 한다. 그래서 약초꾼들도 산에 들기 전에 꼭 기도를 올리고 산에 올랐을 정도라고 한다.
경내로 들어가자 커다란 소나무와 석탑이 눈에 띈다. 어르신의 말씀에 따르면 저 소나무가 청량사를 지을 당시 짐을 지고 산을 올랐던 소가 죽어 묻힌 자리에서 난 소나무라고 하셨다. 원효대사가 청량사를 지을 당시 산 아래 마을에서 광포하게 날뛰는 뿔이 세 개 달린 소 한 마리를 시주 받았는데 원효대사가 끌고 와 법문을 읊어주니 순해져서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한다. 공사가 끝나고 바로 쓰러져 숨을 거뒀는데 절 앞에 묻자 그 자리에서 소나무가 나와 굵은 가지가 세 갈래로 갈라져 자라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 나무를 삼각우총 혹은 삼각우송이라고 부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