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의 화려한 비상! 한참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수천마리의 철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늪과 어우러진 새들의 군무! 다양한 소리만큼이나 장관이었다. 철새가 아름다운 건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모습 그 자체에도 있지만, 이렇듯 하늘을 온통 다 뒤덮을 만큼 치켜 오르는 화려한 비상에도 있다! 유유히 늪을 가로지르는 새떼들을 보고 있으니 탐조객들도 그저 덩달아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이게 바로 겨울철새들을 만나는 기쁨이 아닐까.
늪과 어우러져서 비상하는 새들의 화려한 군무
그동안 철새 도래지를 많이 다녀봤다. 겨울철이면 인근 창원의 주남저수지, 부산 을숙도, 순천만 등지에도 수많은 철새들이 즐겨 찾았다. 그런데도 우포늪에서 만나는 철새들은 이들 지역에서 보는 철새들에 비해 더 친근타. 우포늪에서 눈뺨검둥오리, 왜가리, 물닭, 중대백로, 고니 등은 사계절에 걸쳐 볼 수 있지만, 유독 겨울철에는 큰기러기, 쇠오리, 고방오리, 청둥오리 등을 볼 수 있다. 다들 덩치가 큰 놈들이다.
철새를 만나는 일은 사전지식 없이 다가들면 그냥 수박 겉핥기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철새를 자세히 탐조를 하려면 '푸른우포 사람들'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각각 '철새탐조학교'에 참여하면 된다. 이들 단체에서는 겨울철에 35종 20,000여 마리의 철새가 우포를 찾아오는 것을 계기로, 이 진객(珍客)들을 관찰하고 모니터링 하며, 우포늪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전문안내자 자세한 설명과 함께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정겨운 대화도 나누면서 새의 멋진 비상을 감상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우포늪 겨울 생태를 탐방하고 겨울 철새 탐조와 먹이주기 등을 하게 되는데, '우포늪을 지키자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우포늪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한다. 잘 알아야 사랑하게 되고. 그러려면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우포늪을 피부로 느끼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하는 다짐을 하며 생태길 걷을 수 있고, 희망 편지 띄우기 등의 행사를 참여할 수 있다. 푸른우포 사람들은 우포 주변을 푸르게 가꾸어 더 많은 생명체가 찾아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여러 환경 캠페인을 통해 좀더 정확히 우포를 알리는 데 힘쓰는 단체다.
푸른우포 사람들과 만나는 철새 탐조
이밖에도 경남 창녕의 우포늪은 다양한 습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내륙 자연 늪지로 1997년 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무려 70만 평의 거대한 늪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물론 교육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따라서 우포늪은 일반 관광지가 아니라 철새탐조, 수생식물, 습지생태계 관찰 등의 목표를 가지고 자연을 배우는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포늪 사이버 생태공원 사이트에서는 2~4시간 코스, 1일 코스, 주변 관광지 연계 코스, 철새 탐방 코스 등의 학습 코스 제공하고 있다. 문의 055-530-2531 www.upo.or.kr로 하면 된다.
"우포에는 '우미인'(우포에 미친 사람)이 많다던데요? 그 분들을 만날 수 있나요?"
"네, 그런 분들이 많지요. 자칭 '우포늪이 좋아' 푸근한 늪의 정경에 반한 사람들이 많지요. 지역출신으로 배한봉, 송미령 시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송 시인의 애칭은 '우미녀'인데, 지금은 인근에서 '우포가는 길 다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동화작가 임신행 선생님도 자주 발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소벌(牛浦) 출신 김훤주(경남도민일보 기자)씨는 늪에 관한 탄실한 견해를 담은 <습지와 인간>을 출간했지요. 이 책은 인문과 역사로 경남의 습지를 탄실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다들 우포늪 지킴이를 자처하는 이들입니다."
안내자는 우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만큼 우포에 대한 사랑이 해박한 것이다. 새들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곳, 우포늪. 그곳에 가면 자연을 닮은 많은 새들을 무시로 만날 수 있다. 지금 우포에는 겨울 철새들의 화려한 비상이 한창이다.
2009.01.27 20:01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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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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