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온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유가족들을 쳐다보고 있다.
권우성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청장 내정자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영결식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후 시종일관 정모를 푹 눌러쓴 채 얼굴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조사를 읽는 도중 "불법폭력 시위로 경찰이 희생당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용산 철거민 농성장에 경찰 특공대 투입을 최종 승인했던 인물이다.
그는 "당신(김남훈 경사)이야 말로 불의에 맞선 참된 초상이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길 바란다"며 "동지의 뒤에는 세계 제일의 경찰특공대가 있다, 법질서 확립의 꿈은 우리가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내정자는 "가족들을 이렇게 남겨두고 김 경사가 가게 돼서 안타깝다. 가족은 우리가 책임지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난 후에도 자리에 앉아 손수건으로 눈물을 서너 차례 닦는 모습을 보였다.
김 내정자는 헌화를 하고 나서 김 경사의 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가족들은 김 내정자를 외면했다.
경찰특공대 동료 최윤식 경위의 고별사에서는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당신은 저의 팀원이자 경찰특공대의 영원한 동료"라고 말했다.
고인의 동료들이 운구를 시작하자 가족들은 관을 부여잡고 "남훈아, 남훈아"를 울부짖으며며 오열했다. 운구차가 떠난 뒤 눈물을 보이던 김 내정자에게 기자들이 다가오자 그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 안은 채 차에 올라탔다. 김 경사의 유해는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